인터뷰│'이병목 참사서상 수상' 정진한 영진전문대 학술정보지원팀장

"대학도서관 투자로 경쟁력 높여야"

2017-10-30 10:55:14 게재

대학도서관진흥법 시행령 개정 위해 노력

'대학온라인기록관' '리포트자료실' 서비스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이 돼야 하지만 현재는 맹장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대학도서관을 진흥하기 위해 2015년 제정한 대학도서관진흥법의 시행령에 증원인력 없는 사서배치기준이 만들어지면서 그나마 있던 사서직도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하버드대학이 세계 1위인 것은 대학도서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서만 1000여명에 달합니다. 대학도서관에 투자하면 연구 경쟁력이 높아지고 세계 대학 순위도 오를 수 있습니다."

25일 제54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리는 일산 킨텍스에서 만난 정진한 영진전문대 학술정보지원팀장의 일성이다. 정 팀장은 이날 전국도서관대회 개회식에서 제2회 이병목 참사서상을 수상했다. 그는 영진전문대학도서관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시행했을 뿐 아니라 한국전문대학도서관협의회 사무국장,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특별사업단장으로 활동하며 전문대학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의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축하드린다.

여러 대학도서관 중 1곳에 근무하는 현장 사서지만 우리나라 전체 대학도서관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하고 활동했다. 같은 마음으로 현장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에게 이 상이 격려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안한 '사서배치 기준 개선안'과 관련해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함께 행동, 결국 문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봤다. 이런 활동은 결국 국민들을 위한 정보 제공으로, 우리 사회의 지식 전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모든 분들이 참사서라고 믿는다.

도서관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영진전문대학 디지털 아카이빙인 대학온라인기록관을 설립했다. 대학의 역사자료 발간자료 등 대학이 생산하는 자료들을 디지털로 아카이빙, 검색해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문서를 일일이 광학인식을 해 본문검색이 가능하다.

가장 큰 의의는 다른 어디에도 없고 영진전문대학도서관에만 있는 자료들이라는 것. 대학도서관을 통해 해당 대학의 지식정보가 창출된 것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대학도서관이 대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리포트를 통해 강의와 학습의 질을 올릴 수 있도록 리포트자료실을 만들었다. 매학기 공모전을 통해 양질의 리포트를 취합,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향후에는 교수들의 강의안도 한데 모아 검색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대학도서관진흥법 제정을 위해서도 노력했는데.

2014년에 대학도서관진흥법 제정 TF에서 활동했고 법이 제정된 이후에는 해당 법의 시행령 제정을 위한 정책연구를 했다. 그런데 아쉽게 연구안과는 다른 시행령이 제정됐다.

시행령에서 대학도서관 최소 사서 3명, 전문대학도서관 최소 사서 2명 등 최소 사서 인원만 규정하고 증원 인력은 정하지 않은 것. 이로 인해 법이 제정된 이후 오히려 몇몇 대학도서관에서는 사서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 시행령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학도서관진흥법 시행령 개정 TF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학도서관은 왜 중요하며 어떤 정책 지원이 필요한가.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중심으로 창의적 인재를 기르고 지식정보를 전승하는 핵심 기관이다. 아울러 대학 정보유통의 중심이며 연구 경쟁력의 첨병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학도서관의 위상은 낮은 편이다. 대학도서관진흥법 시행령으로 인적 자원 투자를 막아놓았다.

우리나라 전체 대학도서관의 예산은 2400억여원이다. 반면 국가 연구경쟁력을 위한 R&D 예산은 19조가 넘는다. R&D 예산을 기업과 연구자에 투자하면 투자받는 기관과 개인에만 혜택이 돌아가지만 대학도서관에 투자하면 그 혜택은 교수와 학생 등 전체 구성원이 누릴 수 있다. 대학간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대학이 연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R&D 예산의 3~5%라도 대학도서관에 투자했으면 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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