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진학 담당 교사의 수능 조언

2017-11-03 11:12:55 게재

수능 D-day 10일, 마무리 전략은?

수능에 대처하는 자세부터 수능 당일 범하기 쉬운 실수 사례, 수능 준비물 점검

11월 16일(목)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까지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조바심에 새로운 교재를 구입해 푸는 경우도 있고, 벼락치기처럼 새벽까지 무리하게 공부 시간을 늘리는 수험생도 종종 보게 된다.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가장 좋은 대처법은 ‘평소 하던 대로’ 공부하면 된다.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들을 최종 점검하고 차분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 수능 D-day 10일부터 수능 당일까지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 강남 진학 담당 교사가 말하는 수능 마무리 전략 및 수능 당일 주의할 점에 귀 기울여 보자. 
도움말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김태훈 교사(국어과·진로진학상담부)
진선여자고등학교 김태용 교사(영어과·진학부장) 

6가지 수능 마무리 전략
단대부고 김태훈 교사는 수능 D-day 10일 전략으로 ‘반복 정리, 시간 체크하며 문제 풀기, 수능 시간에 깨어 있기(전략 1~3)’를 강조했다. 진선여고 김태용 교사는 ‘마음의 평정심 찾기, 건강 챙기기, 욕심 부리지 않기(전략 4~6)’를 강조했다. 두 교사의 수능 마무리 전략을 6가지로 정리해봤다. 

전략 1
해오던 것 반복, 정리하기
: 새로운 방법 NO, 차분하게 마무리
학습 단원은 물론 문제풀이 방식까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이제까지 해왔던 부분들을 반복해서 정리하고, 문제풀이 방식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수능 직전의 학생들에게 화두는 얼마나 ‘수능 불안감을 없애느냐’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 결과에서 실제 최상위권 학생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학생이 최고의 성적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학생들의 공통점은 그만큼 최고여야 한다는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만에 마인드 컨트롤이 되지는 않는다. ‘이제는 더 공부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는 자기 최면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까지 공부한 것만이라도 반복, 정리하자는 마인드로 학습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전략 2
시간 체크하며 문제풀기
: 문제별이 아닌 큰 단위로 묶어 시간 체크   
‘푼 것은 다 맞았다’며 자신을 위로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것은 의미가 없다.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것이 그 학생의 실력이다. 2학기 들어 시간을 재어가면서 문제를 푸는 것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 문제 한 문제 개별적으로 시간을 재기보다는 크게 단위를 묶어 시간을 체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국어 영역의 경우 1번부터 15번까지를 묶어 20분 안에 문제를 풀도록 시간을 체크하고, 독서 3지문을 연속하여 풀되 시간을 25분으로 체크하는 식이다. 학교 수업시간이 50분임을 고려할 때 충분히 해당 시간 안에 문제 풀이와 오답 및 본문 정리가 가능한 시간임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20분, 25분은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문제 푸는 속도의 감을 익힐 수 있고, 독서 지문을 마지막에 풂으로써 가장 어려운 영역의 풀이 시간을 확보하고, 이것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어 뒤쪽에 위치하는 다른 지문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전략3
수능 시간에 깨어있기
: 지금이라도 수능 생채 리듬 맞출 것 
수능을 일주일 남기고도 1교시부터 고개를 떨구고, 5교시에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은 중간고사 시험시간에 졸기도 하고, 학력평가 시간에도 그렇다. 즉, 특별한 날이라고 그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으며, 자신의 신체가 수능 하루만 온전히 깨어있기를 바라는 것은 망상이다. 비단 깨어있는 것을 떠나 가장 머리가 활성화되어 있어야 한다. 더욱이 5교시는 영어 영역, 듣기 평가 시간이다. 한 번 지나간 방송은 되풀이되지 않는다. 남은 시간만이라도 수능 시간에 맞춰 깨어있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몸이 그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략 4
마음의 평정심 찾기
: 말수 줄이고 불안감 낮추려 노력  
이 시기에 학교에서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럴 때 각종 ‘카더라’라는 소문이 돈다. 주변의 소문들에 현혹되지 말고 지금까지 해오던 공부의 방법을 유지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쉬는 시간에 보면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주고받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당장은 마음에 위안이 되겠지만, 돌아서면 다시 불안해진다. 공부, 특히 수능 준비는 철저한 고독 속에서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주변의 친구들이 도움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불안과 수능 성적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시험 불안이 높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수험생보다 점수가 9.7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능이라고 하는 큰 전투를 치러야 할 우리 수험생들도 말수를 줄이고 마음의 평정심을 찾아 불안감을 최대한 낮추어서 수능 마지막 남은 기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전략 5
건강 챙기기
: 의도치 않게 다치지 않도록 조심
9월부터 수시 입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스트레스로 많은 학생이 몸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위염이나 두통, 생리통 등으로 평상시에는 참을 수 있었던 통증들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또한, 일부 학생은 지나친 긴장감으로 말미암아 평상시에는 하지 않던 행동을 해서 의도치 않게 몸을 다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비가 고인 곳을 피하려고 점프했다가, 혹은 시내버스를 잡으려고 뛰다가, 학원에 늦어서 뛰다가, 아침 등교시간에 늦어서 뛰다가 다치기도 한다.
지금 이 시기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시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감기에 걸려 수능 시험을 그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뇌 활동과 피로 회복에 좋은 과일, 야채류, 해조류, 비타민B 포함 음식물(멸치, 고구마)을 충분히 먹어 감기를 예방하고 두뇌활동 활성화에 도움을 줘야 한다. 약간의 운동도 감기 예방과 두뇌 활동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전략 6
욕심 부리지 않기
: 오답노트, 그림, 도표, 그래프 등 최종 점검
수능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긴장도가 한껏 높아져 한 번 읽은 것도 머릿속에 쏙쏙 기억된다.  밤에도 잠이 안 와서 새벽까지 공부가 잘 되는 시기다. 이럴 때 새로운 문제집을 풀어 보려하고, 처음 보는 고난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등 새로운 지식에 자꾸 도전해보려는 학생들이 많다. 이 시기는 지금까지 자기가 배워온 지식을 더 확실하게 해놓아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서 완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할 때이다. 많은 양의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좋다. 대신, 그동안 자신이 해온 오답노트, 그림, 도표, 그래프, 책 제목 등을 보면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수능 당일 실수, 이런 학생 꼭 있다! : 휴대폰과 화장실 사례 빈번해 

휴대폰사례
수능 당일 시험장에서 벌어지는 실수 사례는 의외로 많다. 특히 휴대폰에 얽힌 사례가 가장 많다. 수능 당일 아버지의 외투와 바꿔 입고 갔다가, 외투 속에 있던 아버지의 핸드폰이 울려서 부정행위로 처리된 사례도 있었다. 단대부고 김태훈 교사는 “몇 년 전 교무실로 학생 두 명이 내려왔다. 점심시간에 한 학생이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며 신고하러 온 것이다. 신고가 들어온 경우 그에 대해 적법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 그 학급에 들어가 보니 한 학생이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었다. 휴대폰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7시 50분경 어머니와 통화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특목고 출신이자 재수생이었던 그 학생은 아는 친구가 없어 점심시간이 무료해지자 가방에 넣어두었던 휴대폰을 꺼내 음악을 듣고 있었다. 결국 그 학생은 부정행위자로 간주하여 3교시 시험을 보지 못하고 학교 정문을 나섰다”며 ‘휴대폰과 전자기기 금지’를 덧붙였다.

화장실사례
시험을 보기 전 화장실에 다녀올 시간을 놓쳐서 수능 시험에 영향을 미친 사례도 종종 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여유를 부리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진선여고 김태용 교사는 “어머니가 신경 써서 도시락을 준비해주셨는데, 수저와 젓가락을 싸주지 않으셔서 고사본부에서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을 얻어가는 경우도 있다. 한 학생은 8시 10분까지 입실 완료라고 해서 시간 맞춰 입실했는데, 감독관이 들어와 휴대폰 수거와 수능물품을 나눠주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다. 결국 국어 마지막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바로 얼떨결에 시험에 응시해야만 했던 사례도 있었다. 비슷한 사례로 점심시간이 12시 10분부터 1시 10분이라고 해서 느긋하게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산책하다가 1시에 시험장에 입실한 학생이 있었다. 감독관이 들어와서 답안지를 나눠주는 바람에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3교시 영어시험에 임한 사례도 있다”며 “쉬는 시간은 30분이 아닌 20분, 점심시간은 1시간이 아닌 50분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수능 준비물 및 챙겨야 할 것들
- 수험표와 주민등록증(또는 사진과 주민등록 번호가 있는 증명서, 예: 여권, 운전면허증)은
- 소화제, 진통제와 같은 비상약
- 시각 표시만 가능한 일반 바늘시계
- 개인 필기도구(지우개, 샤프심)
- 답안지 수정용 수정테이프(수정 스티커, 수정액은 사용 불가)
※컴퓨터용 사인펜이나 샤프펜슬은 준비하지 않아도 시험장에서 지급


김태용 교사 진선여고
“시험장에서 지급하는 샤프펜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냥 사용하도록 하되 준비해간 샤프심을 넣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몇 년 전 수능에서 문제가 된 불량 샤프는 샤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잘 부러지는 샤프심이 문제였습니다. 아울러 고사장의 실내온도는 상당히 덥습니다. 답답하지 않고 약간 서늘한 것이 정신 집중에도 도움이 됩니다. 목을 조이지 않는 가벼운 옷, 교실의 온도에 따라 입고 벗을 수 있는 상의, 치마보다는 바지, 방석, 발이 편하도록 슬리퍼도 준비하면 좋습니다. 이외에 물수건도 챙기면 가습기 대용으로, 또한 졸릴 때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김태훈 교사 단대부고
“수능 당일 음식과 관련한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학생이 아침을 먹지 않는 습관이었다면 수능 때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신체 사이클이 평소와 달리 어긋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떨리는 것 때문에 청심환을 먹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전부터 먹어오던 것이라면 모를까, 섣불리 약을 먹는 것도 오히려 학생이 집중하는 데 불리할 수 있습니다. 3일에 한 번 정도 수능 때 먹을 식단을 미리 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화는 잘 되는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지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험 시간 중 가볍게 먹을 초콜릿은 포장을 벗겨 바로 입안에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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