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초대형IB 한국투자증권

"대출 사각지대 기업에 자금조달, 성장지원"

2017-11-14 11:08:48 게재

업계 최초 발행어음 업무인가 취득 …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첫발 내딛어

"제1호 초대형 IB 인가 취득 증권사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집니다. 앞으로 모험자본 공급원 역할에 충실하며 기존 은행권에서 소외되고 대출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에게도 자금이 흘러가게 해 자본시장의 돈맥경화를 해소하겠습니다."

13일 업계 최초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 및 발행어음 업무인가를 취득하며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첫발을 내딛은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사진)의 말이다.

◆혁신기업에 마중물 역할 = 유 사장은 금융위 회의에서 초대형 IB 인가 안건이 의결된 직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업 업무 도입의 취지에 발맞춰 개인고객에게는 신규 자산 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혁신기업에는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IB 역량을 활용해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유 사장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자금 공급의 선순환을 통해 성장을 유도해나가는 등 혁신기업의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1호 발행어음 인가 사업자로 처음부터 모범을 보이고 좋은 선례를 만들어 제2호, 제3호가 나왔을 때 힘을 합쳐 전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초대형 IB 업무의 핵심으로 꼽히는 단기어음 발행 업무는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인가를 받았다.

한투증권은 향후 2주 내로 초대형 IB 사업을 위해 약관을 변경한 뒤 곧바로 발행어음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투증권은 올해 2월 단기금융업 테스크포스팀을 발족해 사전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6월 사내 전문인력 중심으로 경영기획총괄 산하에 종합금융투자실을 신설해 본격적으로 관련 업무를 준비해 왔다. 한투증권은 "현재 종합금융투자실은 언제라도 업무개시가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라고 밝혔다.

◆50% 이상 기업금융자산에 투자 = 유 사장은 기업금융 자금 조달에 가장 먼저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기업금융 자산은 1년 6개월까지 순차적으로 50%까지 늘리도록 유예를 두었으나 가능하면 초기에 50%를 초과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특히 혁신·중소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원으로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투증권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최대 8조원까지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 올해는 1조원, 내년에는 4조원, 2019년에는 6조원, 2020년에는 8조원 이상의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중 50% 이상은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자산과 유동성비율은 각각 30% 이내, 100% 이상을 준수하기로 했다.

한투증권은 먼저 IPO를 계획하고 있는 성장성, 혁신성이 확보된 회사에 수익증권 등의 간접투자 형태로 자금을 집행하고 우수한 벤처캐피달과 교류를 확대하는 등 초기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저신용등급 기업, 회생기업 등 은행권의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A등급 이하 저신용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A등급 이하 회사채 시장 활성화와 회생가능성이 높은 구조조정 기업을 선별해 공격적인 대출 및 투자 집행과 회생기업의 기업 정상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 IB로 성장" = 유 사장은 글로벌 IB로 성장·발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신규 수익원인 발행어음 업무를 통해 수익성향상과 자기자본 확대로 대형화를 이루고 이는 다시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며 "수익구조를 더욱 다변화하는 질적·양적 차별화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증권사, 글로벌IB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기존에는 일반수수료 영업 비중이 80%, 고객 및 고유자산 운용수익이 20% 였다면 향후 3년 차에는 발행어음과 연계된 기존 IB부문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전체적인 수익 향상이 기대되며, 수수료 영업 70%, 운용수익 비중이 30%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 사장은 "발행어음 사업 성공의 핵심요소인 기업금융자산과 부동산금융 관련 운용 역량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투자파트너스, 이큐파트너스 등 모험자본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대형IB의 선두주자 역할과 향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동반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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