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앞두고 엇갈리는 생보사 생존전략

변액보험 판매, 대형사는 줄이고 중소형사는 늘리고

2017-11-14 11:12:29 게재

삼성·한화·교보 등 시장점유율 계속 감소

미래에셋·PCA생명 중소형사는 판매 확대

올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변액보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생명보험사 중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시장 접근이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은 몇년째 지속적으로 변액보험에 대한 판매를 줄이고 있으며 반대로 일부 중소형사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 월간생명보험통계(2017년 8월)에 따르면 올해 1~8월 동안 변액연금 판매액(초회보험료 기준)은 1조22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33억원에 비해 2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미래에셋생명은 2309억원으로 가장 높은 초회보험료 실적을 올렸고 KB생명이 1515억원, PCA생명 1474억원, 메트라이프생명 139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생명(523억원), 한화생명(194억원), 교보생명(988억원) 등 대형 3사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시장점유율에 있어서도 대형 3사의 1~8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비중은 14.0%에 불과했다.

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지 2017년 가을호에 따르면 대형 3사의 변액보험 시장점유율은 2014년 37.2%에서 2015년 19.3%, 2016년 18.1%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PCA생명, 미래에셋생명, ING생명 등 7개사의 시장점유율 비중은 2014년 53.4%, 2015년 60.8%, 2016년 73.2%로 급격히 증가했다.

중소형사들이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는 데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국제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변액보험이 부채 적립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양서현 예금보험공사 보험리스크관리실 조사역은 "변액보험은 현행 회계기준 하에서 시가평가를 일부 반영하는 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LAT) 결과 잉여금액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사들은 변액보험이 부채 적립부담을 완화시키는 것보다 투자에 따른 재무리스크의 부담을 더 키운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 조사역은 "변액보험은 다른 보험과 달리 최저보증옵션이 부가돼 이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가 생길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불완전 판매에 따른 평판 리스크 등을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변액보험 최저 보증에 따른 예상 손실액이 증가해 보증준비금 규모가 최근 5년간 5배 이상 늘어난 바 있다. 보증수수료(수익)를 초과하는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액(비용)은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켜 수익성에 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연금 특성상 사전 설명이 부족한 경우 불완전판매가 발생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평판 리스크가 하락할 우려도 가지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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