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생의료재단 설립자 신준식 박사

"한·양방 한자리 척추진료, 환자불편 줄어"

2017-11-15 10:46:12 게재

13일 논현동 신사옥 이전 '한자리 진료시스템'선봬 … "한방 과학화·외국환자 유치 박차"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한국 추나요법을 창시한 신준식 박사가 설립한 자생한방병원이 13일 IMF 금융위기 시기 1999년 터 잡았던 압구정동을 떠나 논현동 신사옥시대를 열었다. 자생한방병원은 설립 후 26년 만에 국내 20개 해외 6개 병의원을 세우면서 연 매출 2000억원에 이르는 한국 최대 한방병원으로 성장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새 터전으로 이전하기 10일 전 신 박사를 만났다. 그는 자생한방병원이 '한양방 한자리 진료시스템'을 중심으로 '한방 과학화와 세계화'라는 새로운 도약을 밟아 갈 것임을 밝혔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 척추질환 치료의 흐름은 '수술'에서 '비수술'로 빠르게 전환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30여 년 전부터 '수술 없이도 척추치료가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해 온 자생한방병원의 영향이 컸다.
사진 이의종

신사옥 이전부터 한국 추나요법 창시자로서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소회가 남다를 텐데.

추나요법이 의료행위로 인정받은 지 23년만에 이룬 쾌거다. 효능이 인정받았다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무엇보다 추나요법에 대한 의료비용이 줄어들어 환자들의 부담이 덜어진다는 것도 중요하다. 신사옥 이전은 추나요법의 저변을 넓히고 비수술 척추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다.

신사옥 이전 배경은.

압구정 부지는 대중교통으로 찾아오기에는 불편했다. 척추 질환 환자들이 압구정역과 셔틀버스를 이용하더라도 불편함을 해소하기 부족했다. 특히 병원 부지에서도 진료 공간이 떨어져 있는 단점이 있었다. 한양방 협진시스템을 하기에도 한 공간에서 한방전문의 양방전문의에게 동시에 소견을 듣고 비수술 척추치료에 대한 확신을 갖기 바랬다.

한양방 한자리 진료시스템은 어떻게 진행되나.

기존에도 우리병원에서 한양방협진을 진행했는데, MRI X-ray 영상의학 위주의 양방진단과 추나요법 약 침 등 중심의 한방처방으로 이뤄졌다. 이제 신사옥에서 진행되는 '한자리 진료시스템'은 양한방 진단과 처방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면에서 진일보했다. 진단 후 양방 처치법까지 이뤄진다면 환자들이 다른 의료기관을 추가로 이용할 필요가 없어 질 것이다.

자생한방병원 측은 신사옥 오픈 후 11월말부터 2개월간 '한자리 진료' 시범운영 기간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환자는 예약을 통해 주1회 30분가량 '한자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MRI 등 환자의 영상자료를 토대로 병원장 주재로 한양방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한양방 전문의들이 병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계획, 담당주치의 배정 등을 포괄적으로 진행한다.

한양방 한자리 진료시스템은 의사들의 참여가 필수인데, 한국 의료상황에서 이 시스템에 동참할 의사들이 많지 않을 수 있을 텐데.

한양방 협진이 잘 안되는 부분은 의사들이 편협해서 그렇다기보다 서로 학문적 교류가 진지하게 이뤄지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협진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의 엠디앤더슨 암센터와 다나 파버 암연구소, 메몰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암센터에서도 '협진'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보다 진화된 협진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한국갤럽과 전국 1008명을 대상으로 '척추 관절 질환 의료기관 이용과 한양방 협진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치료효과에 대한 불만족'(44.1%), '한 의료기관의 소견만 듣기에는 불안함'(32.3%) 등을 이유로 평균 2곳 이상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한 진료방지 및 최선의 치료법 모색을 통한 치료비용 절감'(31.7%)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자생한방병원은 한방 과학화 사업에도 모범적이었다.

지난 1999년 자생생명공학연구소(후 자생척추관절연구소)를 설립했고 비수술 척추 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연구 실험연구 등을 통해 입증해 왔다. 2014년부터는 수련의들이 제1저자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내부 규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53편의 연구논문들이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특히 2013년에는 디스크 질환의 급성통증을 줄이는데 탁월한 동작침법의 효능이 통증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통증학술지 'PAIN'지에 게재됐다.

신사옥 이전 후에는 자생척추관절연구소에 '실험연구센터''임상연구센터'를 갖춰 데이터 기반 실험과 임상연구들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다.

한방의 세계화 전략을 세웠다는데.

현대의학의 본 고장인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국제학술지에 연구결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주요 대학병원과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 의료진들에게 한의학을 강의하고 현지에 진출한 자생한방병원을 통해 한방알리기 첨병에 나설 것이다.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 의료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에는 현지 거점 센터를 갖추고 의료진 교환 교육, 의료봉사 등을 통해 한의학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키르키스스탄 한의약 홍보센터' 구축사업에 시행기관에도 선정돼 현지 대통령병원에 한의학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신사옥 1개 층 전체를 외국인 전용 '국제 진료센터'를 갖췄다. 11월에 홍콩 환자 50명이 진료 예약했다.

자생한방병원의 성장 동력은.

'긍휼지심'이라고 본다.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의료인으로서 최선의 처치법을 찾고 노력하는 것. 그렇게 되면 한·양방협진에도 무슨 장애가 있겠는가. 사회공헌활동에도 이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 봉사의 경우 1800여명의 의료진과 임직원들이 연 400회의 봉사에 나섰다. 그 수혜자만 3만7000 여명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부 매체에서 척추질환에 무슨 비법이 있는 것처럼 소개하고 있는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길 바란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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