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대일로와 한국 관광

2017-12-18 11:47:17 게재
전용찬 한국관광공사 시안지사장
중국은 2013년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한창 추진중이다. 당나라(육상, 일대)와 명나라(해상, 일로)의 실크로드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 각국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각종 협력강화를 통한 상호번영을 목적으로 인프라 정비, 교역활성화 촉진, 금융협력 확대, 민간교류 활성화 등 5개 분야로 구분해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와 서부 내륙지방의 일대일로 핵심 거점지역으로의 전면적인 개방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석유 등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중국-유럽에 이르는 단일경제권 형성까지 목표에 두고 있다.

일대일로 관련 국가들은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11개국, 터키, 이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25개국,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11개국,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12개국, 그리고 몽골, 일본, 호주 등 5개국으로 실질적으로 총 64개 국가가 참여하는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다.

중국은 이 협력사업의 재원마련을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여 미화 1000억 달러까지 기금을 확장할 계획이다. AIIB는 2016년 1월 16일 베이징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국제개발은행으로서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AIIB에 참여하는 회원국은 유럽과 태평양 지역 등 총 70개국에 이르며, 이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67개국보다 규모면에서 크다. 출자비율은 중국이 지분율 30.34%, 인도는 8.52%, 러시아 6.66%, 독일 4.57%이며 한국은 3.81%로 5번째로 높다. AIIB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교통, 통신, 에너지, 농촌개발, 수자원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며 2018년에는 45~60건의 프로젝트 투자를 발굴해 미화 25억~3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엔 관광정책도 포함된다. 즉 일대일로 국가 관광장관 회의 개최, 일대일로 관광 우수상품 공동 개발, 해상 실크로드 크루즈 관광 협력 추진, 일대일로 국가들과의 인적 왕래 확대, 일대일로 국제 관광인재 개발 협력 전개 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협력 사업들은 당초 중국의 일방적인 주도가 우려된 바도 없지 않았지만 아시아, 중동, 유럽국가가 상호 협력, 상호 이익을 공유하는 다국간 협력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AIIB에 가입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육상 실크로드는 유럽-중동-중국(충칭, 시안, 상하이, 선양 등)으로 연결되므로 북한의 철도, 항공 등 교통수단을 발전시켜 한국과 연결하는 방안을 참여국들과 같이 노력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

또한 해상 실크로드는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중국(광저우, 상하이 등)으로 연결되므로 이를 연장해 인천, 군산, 부산항으로 이어서 크루즈 등 해상관광을 위한 거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내 실크로드 거점도시들의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 이와 직접 연결된 동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의 교통수단이 같이 발전하고 관광이 활성화될 것인 바 국가간 인적 교류 증대를 위하여 상호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밖에 일대일로 인접국가들간 관광장관회의와 실무자급 회의, 포럼 등 관광발전 경험 공유와 소통의 기회를 십분 활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어렵게 마련된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양국간 소원한 관계를 해소하고,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의 국제교류 증대방안을 찾고자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육·해상 실크로드의 아시아지역 끝자리에 위치한 강점과 약점을 잘 활용하고 보완해 국익을 확대해 나가는 발판이 됐으면 한다.

전용찬 한국관광공사 시안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