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의 과제│⑤ 씽크탱크 강화

"중소기업정책 다시 설계해야"

2018-01-16 10:47:59 게재

중기연구원 용역중심 벗어나야

중기부 협업시스템 구축 필요

지난해 11월 30일 코엑스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이 열렸다. 중소기업청이 중기부로 승격된 지 127일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기부 출범을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 육성 중심이던 개발시대 산업정책을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천명한 것이다.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이 고용없는 저성장시대를 극복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선봉대가 중기부 역할이라는 것이다.

홍종학 장관은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수호천사와 세일즈맨이 되어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 의지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성공적으로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중소기업 중심 경제에 대한 중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 경제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문겸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체제는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길"이라며 "중기부가 중소업계, 전문가 등과 함께 지혜를 모아 새롭게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체제가 말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기업청 차장 출신 인사도 "다양한 중기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현실에 맞도록 다시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중소기업 싱크탱크' 육성을 주문했다. 현재 중소기업 전문 연구기관은 중소기업연구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연구원은 작은 규모에다 연구비용 대부분을 용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연구원이 2년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정책만을 대변하는 관변단체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 출신 현직 교수는 "연구원이 정부나 경제단체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연구분야가 한국경제 모든 산업과 연관돼 있는 만큼 많은 국책연구소와의 협업도 필요하고, 업종별 산업별을 비롯해 인력 자금 기술 판로 등 분야별 전문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중기부의 조직운영과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중소기업연구원장이었던 김세종 ASEIC 부이사장은 "중소기업 정책이 전 부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만큼 부서별 협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협업시스템을 통해 부처의 협력을 끌어내고, 부처간 정책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이사장은 "중기부가 중소기업 정책 전반을 주도하려면 싱크탱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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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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