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북카페를 찾아서

향긋한 커피 한 모금 재미있는 독서 한 줄로 행복한 겨울

2018-01-24 23:39:11 게재

이번 겨울은 추운 날이 많아졌다. 예전 같으면 아랫목에 책 한 권 들고 앉아 고구마 까먹으면서 하루 종일 뒹굴 거리겠지만 요즘은 카페로 간다. 카페에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커피 맛을 음미하면서 수다도 떤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서 할 수 없는 수다를 떨어도 되니 부담이 없고 그냥 카페보다는 저렴한 커피 값으로 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으니 겨울날 온종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가보고 싶은 우리 동네 북 카페들을 소개한다. 

 

마곡동 ‘예인 북카페’
늘 북적거리는 우리 동네 사랑방

예인 북카페가 위치한 건물은 찾기 쉬운데 오래된 상가라서 이런 곳에 카페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런 걱정은 한 번에 사라진다. 널찍한 실내 공간에 깔끔한 테이블과 한 쪽 책꽂이에 가득 찬 책들이 반긴다. 테이블이 많아 어느 때 와도 손님들이 여기저기 북적거린다. 서울시에서 허가를 받은 작은 도서관으로 2천 여 권의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부터 신간까지 골고루 구비돼 있어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보기 좋다. 책은 정기적으로 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기증도 많이 받고 있다. 정면에 보이는 곳에는 독립된 방이 있어서 동호회 모임이나 모여서 수업 등을 할 수도 있다. 
예인 북카페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업은 독서지도, 피부마사지, 캘리그라피, 기타 수업, 영어책 읽기, 바리스타까지 다양하다. 특히 바리스타 수업의 경우 예인 북카페의 주인장이 직접 수업을 진행한다. 취미반과 스페셜반, 자격증반이 있어서 비교적 저렴한 수업료로 수준 높은 강의를 들어 볼 수 있다. 카페에 있는 커피 머신들을 바로 실습에 활용해 볼 수 있어 실습 위주의 실용적인 수업이라 수업 만족도가 높다. 카페 메뉴 중 와플, 스콘이나 머핀, 치아바타 등 사이드 메뉴들은 모두 수제로 카페에서 바로 구워낸다. 연말에는 케이크 만들기 수업도 있었는데 자녀와 함께 배우러 온 엄마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커피와 빵을 세트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실용적이다. 

 

신정동  ‘연의 북카페’
생태공원 바라보며 책 읽는 힐링 공간

신정동 서남병원 앞 연의공원 생태 학습관 1층에 위치한 연의 북카페는 동네 명소다. 동네 주민들의 모임공간으로도 좋고 혼자 훌쩍 책 읽으러 와서 몇 권 읽다가기 좋은 카페다. 정면에 보이는 창으로는 바로 앞 연의 공원이 보인다. 연의 공원의 아름다운 나무와 식물들, 산책로를 보면서 앉아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마음이 고요해진다. 연의 북카페에는 약 2천권 정도의 책이 구비돼 있다. 따끈한 신간부터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동화전집까지 빼곡하게 꽂혀있어 마음대로 선택해 볼 수 있다. 좌식 좌석도 한 쪽에 마련돼 있어 신발을 벗고 좀 더 편한 자세로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어린이들은 이 공간을 좋아해 방학이면 더 북적거린다.
동호회나 책모임 장소로도 인기다. 계절마다 느껴지는 연의 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맛있는 커피도 저렴하게 마시고 책을 볼 수 있어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인기다. 공원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1인석이 마련돼 있어 눈치 보지 않고 앉아 공부도 하고 책 읽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테이블이 여러 개라 동호회 모임이나 개인적인 수다 모임에도 제격이다. 연의 북카페는 20여명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적인 봉사덕분에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요일마다 오전오후로 나누어 두 명의 봉사자가 커피도 준비하고 뒷정리도 돕는다. 수익금도 모아 이웃들을 위해 좋은 일에 쓰고 있다니 더더욱 카페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간단한 간식거리들은 가지고 와서 먹어도 되고 커피 값은 1000원을 받고 있는데 아메리카노부터 카페 모카, 라테 마키아토, 초코 밀크까지 다양한 커피 메뉴들이 구성돼 있다.

 

마곡나루역 ‘다빈 북카페’
책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쉼 공간

다빈 북카페는 벽의 한 면을 책으로 꾸며두어 다시금 둘러보게 만든다. 약 2500권에서 3000여권의 책을 구비하고 있는데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전집부터 여행, 인문, 문학작품까지 골고루 정리되어있다. 마곡동이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문화 공간이 거의 없는 것이 안타까웠던 주인장은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을 느껴볼 수 있고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단다. 그래서 다빈 북카페가 마곡 지역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연말에는 향초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했는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강서구의 젊은이들이 모여 취업과 진로에 관련한 작은 세미나도 열었다. 공간이 길게 펼쳐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세미나나 강연을 하기에 적합하다. 책꽂이의 반대편에는 독립된 공간이 마련 돼 있어서 동호회 모임이나 수업을 하기 좋다. 2월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비누 만들기 수업을 계획하고 있다. 직장인들과 주부들을 위한 바리스타 교실 운영도 하고 있다. 취미반과 자격증 반을 운영하는데 4주 과정에 4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수업료를 받고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의 연락을 바란다. 1월말부터 새롭게 독서모임도 시작된다. 북카페 이다보니 만나보고 싶은 작가와의 만남도 계획 중이고 작은 음악회를 열어 음악과 책과의 멋진 콜라보를 구상중이다. 카페에서는 자몽, 레몬, 딸기 등 직접 만든 수제 청으로 주스나 차를 만들어 건강과 정성을 담았다. 좌석도 창가 쪽에 1인석을 만들어 두어 좌석마다 콘센트가 준비돼 있고 편히 앉아 여럿이서 수다 떨 공간도 많다.

 

목동역 ‘카페 쿰’
책과 예술작품이 함께 있는 아름다운 카페

목동역 카페 쿰은 한번 알게 되면 자꾸 생각나고 가보고 싶은 카페다. 보통 카페를 들어서면 어느 자리에 앉을까 잠깐 고민을 하게 되지만 카페 쿰은 어느 자리도 놓칠 수 없는 예쁨이 있어 고민을 길게 하게 된다. 테이블의 위치와 의자의 디자인과 숫자까지 모두 달라 바꿔가며 앉는 재미가 있다. 책꽂이가 군데군데 놓여 있어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선택해 볼 수 있다. 약 2000권~3000권 정도의 책이 신간과 구간이 함께 섞여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이 구비돼 있어 취향대로 골라 볼 수 있다. 책을 보기에도 좋지만 마음 맞는 친구들과 여럿이 가서 수다 떨기에도 매우 편하다. 집 안 거실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안해 밀린 이야기들이 절로 나온다. 수다 떨다가 싫증이 나면 개인 노트북이나 책을 가지고 가서 조용히 공부하기도 좋다. 은은한 조명 아래 달달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공부해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카페의 군데군데 전시장처럼 공간을 채우고 있는 예술 작품들이 있다. 카페의 한 쪽에 프리마켓을 열어 피규어, 소이캔들, 문구등 소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카페 공간에 전시와 판매를 원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기 좋게 전시해 두고 있다. 그림이나 사진 등 카페의 분위기와 느낌에 맞게 대관도 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카페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눈을 즐겁게 한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차나 주스는 레몬, 자몽, 홍매실 등 수제청을 만들어 판매해 다른 음료들의 맛도 좋다.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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