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색 운동을 소개합니다 ‘밸런스워킹’

제자리 걷기의 힘을 아시나요?

2018-03-02 10:17:06 게재

떡케이크, 한복드레스처럼 퓨전문화는 기존의 익숙한 것들을 통해 새로운 어울림을 만들어낸다. 이런 퓨전현상은 운동 분야에도 적용돼 이색적인 운동이 등장하고 있다. 워킹과 PT체조가 결합한 ‘밸런스워킹’, 필라테스와 댄싱과 복싱이 결합한 ‘필록싱’, 발레와 필라테스의 조합인 ‘발레핏’, 트럼플린과 지구력 운동이 결합한 ‘점핑 다이어트’ 등. 기존 운동의 장점을 살리면서 참신한 즐거움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우리 동네 이색 운동을 찾아 소개한다.

백세 시대에 어울리는 운동
의학기술의 발달로 백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병원과 약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백세라면 그닥 달갑지 않다. 과학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움직임이 적은 생활을 하면서 현대인의 체력은 점차 저하되고 신체의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 밸런스워킹(Balance Walking)은 몸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워킹 운동이다. 산책과는 달리 제자리걷기를 하면서 상체로는 다양한 PT체조 스트레칭을 한다. 제자리걷기와 스트레칭은 새로울 게 없지만 이 둘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밸런스워킹이 주는 운동 효과는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밸런스워킹PT 강사 박현숙씨는 “밸런스워킹은 동작이 쉽기 때문에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밸런스워킹으로 비틀어진 체형이 교정되고 근력과 면역력이 강해집니다. 백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죠”라고 말했다.

본인 재활로 증명된 밸런스워킹의 효과
밸런스워킹은 군부대 특전사 출신인 김태민 대표가 창안한 운동이다. 20대 후반 군부대에서 복무중 5층 높이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던 김 대표는 걷는 것조차 불가능했다고 한다. 2년 간 대형 병원에서 재활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던 그는 우연히 어릴 적 기억을 하나 떠올렸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엄지발가락 뼈가 골절되고 신경이 끊어져 걷기가 힘들었을 때 철봉을 잡고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다리 통증이 가라앉고 신경이 되살아났던 경험이다. 이후 김 대표는 혼자서 제자리걷기를 꾸준히 했고 상체로는 PT체조를 병행하면서 재활에 성공했다. 김태민 대표가 재활에 성공한 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았고 지난 20여 년간 1만여 회원들과 함께 재활 운동을 하면서 2015년에 밸런스워킹PT를 고안하게 됐다고 한다.  

워킹과 스트레칭의 절묘한 만남
밸런스워킹은 발로 워킹(walking) 동작을 하면서 팔과 상반신으로 균형있게 스트레칭을 하는 운동이다. 워킹이라는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이라는 무산소 운동이 결합된 운동인 셈이다. 워킹은 제자리걸음이 기본이기 때문에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리 근육을 강화시킨다. 또 평소 걷기와 달리 제자리에서 걸을 때는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며 걷게 되는데, 엄지발가락은 뇌와 연결돼 있어서 두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밸런스워킹에는 PT체조를 응용한 기본 동작 80여 가지와 응용 동작 80여 가지를 조합해 1000여 개의 응용 프로그램이 있어서 운동 주체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도로 운동할 수 있다고 한다.
밸런스워킹은 뛰거나 점핑하는 등의 격렬한 동작이 없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없으며 체력이 약한 사람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한다. 박현숙 강사는 “겉으로 볼 때 ‘이게 과연 운동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실제 10분간만 따라해보면 몸이 점차 더워지면서 땀이 흘러내리는 걸 경험할 수 있어요. 밸런스워킹 30분으로 2시간의 걷기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20대에게도 좋고, 80대에게도 좋은 운동
밸런스워킹PT교육연구소에서는 남성에 비해 운동을 즐기지 않는 20대 여대생을 대상으로 밸런스워킹을 교육해 단기간에 체력이 향상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또 중산동 주민센터에서는 30대~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밸런스워킹을 배우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박 강사는 “밸런스워킹은 운동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컨디션과 신체 상태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면서 운동을 합니다. 20대 여대생들이나 초등학생들, 몸에 불편함이 있는 장애인들, 60대 이상의 어르신들도 하실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박현숙 강사는 아동복지단체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밸런스워킹을 가르치고 있으며 보건소나 주민센터, 건강보험공단 등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수업을 한다. 이들 중에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어르신들도 있다.
일산 파주지역에서 밸런스워킹 강좌를 개설한 곳은 중산동 주민센터와 광성평생배움터이다. 중산동 주민센터는 매주 금요일 주1회 50분 동안 진행하고 광성평생배움터는 주3회 월수금 오후 2시에 열린다. 네이버밴드에 밸런스워킹PT동호회가 있어 지도자나 일반인도 가입할 수 있다.

미니인터뷰


강사 박현숙(운정동)씨

제가 특전사 출신이라 평소에 운동을 즐겨하는 편이예요. 우연한 기회에 밸런스워킹을 알게 됐고, 이 운동의 창시자인 김태민씨도 저와 같은 특전사 출신이라 관심 갖고 시작하게 됐어요. 밸런스워킹은 운동이나 댄스에 재주가 없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시작하기에 적합해요. 유연성이나 리듬감이 없어서 댄스 스포츠를 하기 어렵거나 몸이 약해진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회원 전예진(중산동)씨

평소에 허리가 아파서 잘 다니지 못하고 층계를 오르내리지도 못했어요. 이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좋아져서 지금은 걸을 수도 있고 계단도 다녀요. 밸런스워킹은 저처럼 힘이 없어서 강한 운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인 운동이예요. 이 운동은 그다지 힘들지 않는데 운동 효과는 확실히 좋아요. 여기서 1년 정도 밸런스워킹을 했는데 힘이 없던 저에게 근력도 키워주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회원 이경희(중산동)씨

저는 밸런스워킹 수업이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2년 넘게 운동하고 있어요. 지금 나이가 80대에 접어들었는데 큰 힘이 들지 않아서 꾸준히 할 수 있어요. 몸에 중심을 잡고 하는 운동이라 균형을 잘 잡아주고 언뜻 보면 운동이 안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운동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주1회 참여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건강 유지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회원 송숙희(중산동)씨

밸런스워킹은 한마디로 엔돌핀이 샘솟는 운동이예요. 강사님이 재미있게 해주셔서 마음도 즐겁고 적당히 땀이 나면서 몸도 가벼워지고 활력이 생겨요. 밸런스워킹의 장점은 험한 운동이 아니라서 부상 염려가 없다는 것, 선생님이 개인 트레이닝하듯이 개개인의 몸상태와 컨디션에 맞게 운동을 이끌어주신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운동 후에는 구성원들끼리 건강한 차를 나눠마시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아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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