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해외취업 전년대비 75% 급증

2018-03-02 10:57:54 게재

전문대 증가세가 주도 … 임금 등 질 좋은 일자리 확보 절실

청년실업 장기화로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난 대학 졸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취업에 성공한 전문대생들이 급격히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낮은 급여 등 일자리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등에 따르면 2016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일반대학·전문대학·교육대학·산업대학·기능대학 등) 중 해외취업자는 2333명으로 전체 취업자 34만 9584명의 0.7%에 달했다. 이는 전년(0.4%)보다 75%나 급증한 것이다. 해외 취업자는 2011년 0.2%, 2012~2014년 0.3%, 2015년 0.4%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공별로는 사회계열이 745명, 인문계열 537명으로 인문사회계열이 전체 해외취업자의 절반을 넘었다. 이어 공학계열이 409명, 자연계열이 291명, 예체능계열이 256명으로 각각 17.5%, 12.5%, 10.9%를 차지했다.

특히 전문대 졸업생의 해외 취업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대교협이 공개한 최근 3년간 '전문대학 해외취업 현황'에 따르면 해외취업자는 2015년 381명에서 2017년 1038명으로 2.7배 증가했다. 전체 졸업생 대비 해외취업률 또한 0.2%에서 0.6%로 증가했다.

전공 분야별 해외취업자는 관광·항공 분야가 40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외식·조리 분야와 IT·기계 분야가 각각 231명, 14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뷰티분야는 89명, 기타 분야는 167명을 기록했다. 전문대 졸업생들이 취업한 국가는 34개국으로 싱가포르, 일본 필리핀 홍콩 등 아시아 국가와 호주·뉴질랜드 등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독일 중동 캐나다 미국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국가별 누적인원은 싱가포르 600명, 일본 599명, 호주 538명 순으로 많았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전문대생의 해외취업 증가는 각 대학의 지속적인 해외취업 전략과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사업' 추진으로 해외취업 동기 부여 및 글로벌 직무역량 향상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나라 전문대학 직업 교육이 국제적 통용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로벌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한 '중·고등 직업교육 연계방안'을 연구·개발해 더 많은 전문대 졸업생들이 글로벌 일자리 시장으로 유입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정부가 행정·재정적 측면에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대학들은 별도 해외취업반을 편성해 맞춤식 교육과정 진행, 원어민 교수 채용, 해외취업처 발굴, 해외취업 관련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진전문대학의 경우 해외취업특별반(4개)을 통해 어학능력, 직무역량을 높이고 있다. 해외기업 요구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자체 해외취업박람회를 연다. 인천재능대학은 해외 대학과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국제조리자격취득 등 직업교육의 질을 높였다. 또 하계몰입캠프와 동계방학 기숙형 영어캠프를 체계적으로 실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실업은 문재인정부도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 정부차원의 해외취업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 일자리의 질이 문제다. 2016년 기준 해외취업의 평균연봉은 2686만원으로 같은 해 대졸 국내 신입사원 평균연봉(3228만원)보다 적다.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월 281만 원)에 비해서도 높지 않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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