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 스팀(STEAM) 프로그램 개발해 교육과정에 적용한

2018-03-22 17:50:54 게재

상문고 류민우 교사 & 이재선 교사를 만나다!

창의융합 선도학교인 상문고등학교(교장 김창동)는 학생들을 위한 교사진들의 프로그램 연구·개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 성과 중 하나로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주관한 ‘STEAM 우수 프로그램 공모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스팀 프로그램을 개발한 상문고 류민우 교사(화학)와 이재선 교사(역사)를 만나봤다.

    

미국 스템과 다른 한국형 스팀 교육에 주목 
과학과 인문학적 결합, 상문고 교육과정에 적용 

4차 혁명 시대에 걸맞게 교육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미국식 스템(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육에 아트(Arts)가 추가되며, 창의력과 인문적 사고를 중시하는 한국형 스팀(STEAM) 교육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일찌감치 이에 주목한 두 명의 교사가 지난해 스팀 프로그램을 개발, 이를 교육과정에 접목했다.
지난해 카이스트에서 열린 전국 200여 명의 교사 대상 ‘스팀 심화연수’에 참여했던 상문고 류민우 교사(화학)와 이재선 교사(역사)가 스팀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과학과 과제연구를 사회과학과 결합한 프로그램 연구·개발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지난해부터 잇따른 화재 사고로 안전 불감증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화재’와 ‘타임슬립’을 결합해 과학과 역사로 접근해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류민우 교사
“연구·개발 과정에서 이 주제를 고등학생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요소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배제하고 과학적이면서 역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해봤죠. 작년에 문과 반에서 이재선 선생님과 함께 3차시 수업을 진행했는데, 과학을 인문학적 요소로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매우 참신했어요.”

이재선 교사
“저는 역사적으로 불이 났을 때 나라별로 어떻게 대처했고, 과거에는 어떻게 불을 껐는지를 과학과 접목해 생각해보도록 했습니다. 역사 공부가 어떤 사건을 연도별로 줄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 분야를 역사적으로 접근해 학생들이 확산적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물론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도 높아서 더 흐뭇했죠.”



열린 사고→아이디어 도출→토론→긍정 평가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가 곧 산출물

상문고는 매 학기 ‘스팀 교육 집중기간’이 있고, 3주 동안 학교 시간표가 자유롭게 변동돼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교 자체적으로 10종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학년별·계열별로 구분해 진행되고 있다. 류민우 교사와 이재선 교사의 창의융합 스팀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은 창의융합 선도학교인 상문고의 교육환경도 한몫했다. 교사의 열정을 교육 현장에서 발현할 수 있도록 해,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두 교사의 3차시 스팀 교육에 참여한 당시 2학년 학생들은 ‘과학과 역사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통해, 모둠별로 토의를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후기에 밝혔다. 불을 끄기 위해 워터슬라이드 완용펌프를 만들겠다거나 정책적인 접근,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화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가연성 소재를 활용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4차 혁명과 맞물려 창의융합적 사고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스팀 수업이 상문고 학생들에게는 참신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물론, 두 교사도 특별한 수업이었다고 말한다. 



류민우 교사
“3차시로 짧은 수업이기 때문에 관련 방재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기술적 산출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열린 사고를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모둠별로 토론하며 서로에게 긍정이 되는 평가 즉, 내가 만일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면 이렇게 하겠다는 방식의 피드백을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기술적인 구현뿐 아니라 학생들의 열린 생각도 산출물입니다. 과학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이번 수업의 가장 소중한 산출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선 교사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역사를 어렵고 딱딱하게 느끼는 학생이 많은데, 그런 생각을 최대한 깨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로 ‘불’을 택했어요. 역사적인 화재나 당시의 소방방재 시스템 등을 시대적 배경과 연결지어, 현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생각의 고리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이 알아야 할 역사적 지식뿐 아니라 더 나아가 다른 분야와 접목한 융합적 사고도 같이할 수 있는 학생들이 되길 바라고, 교사로서 열심히 도와주고 싶어요. 그만큼 더 많은 교육적 고민을 통해 교육과정에서 실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류민우·이재선 교사. 이들의 교육 열정이 원동력이 되어, 상문고 창의융합 프로그램이 더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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