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음식물쓰레기 먹고 돈 벌고

2018-04-17 10:20:14 게재

김제에서 대규모 가동

농진청, 규제완화

곤충 동애등에가 남은 음식물(음식물쓰레기)를 먹고 비료와 사료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환경재생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전북 김제의 한 업체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시작, 올해 매출 1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17일 환경정화곤충인 '동애등에'를 활용해 대량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기술·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동애등에 먹이저장시설, 사육시설 등에 대한 검사기준이 없어 음식물쓰레기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농진청에 따르면 동애등에는 유충 1마리당 약 2~3g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분해시킨다. 분해 후 나오는 부산물인 동애등에 분변토는 비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유충과 번데기, 성충은 사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농진청은 규제개선을 통해 지난해 10월 동애등에 분변 생산시설기준 및 검사기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동애등에분 생산시설이 폐기물 처리시설 종류에 추가됐고, 합법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부산물 활용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규정이 없어 하루 100kg 이하만 취급할 수 있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시설 규모에 따라 대량으로 취급할 길도 열렸다. 10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동애등에 유충에 먹이면 약 10톤의 사료용 동애등에 유충(건조한 상태)을 생산할 수 있다.

김제에서 동애등에로 음식물쓰레기 처리 및 사료·비료 생산을 하고 있는 이종필 씨아이이에프(CIEF) 대표는 "일일 생산량 규제가 없어졌으니 얼마든지 대량으로 사육,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하림계열의 사료회사에 납품하기로 했고, 전국 축산농가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빌 게이츠가 투자한 애그리프로테인에서 지난 1월 김제의 CIEF를 방문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고도 덧붙였다.

박관호 농진청 곤충산업과 농업연구사는 "동애등에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면서 곤충을 활용하는 새로운 산업을 키우고 농업인 일자리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