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전재연 학생(대일고 졸)

“끊임없이 꿈에 대해 고민하고 도전해보세요”

2018-06-14 14:38:11 게재

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지역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수시 4관왕, 11.9:1의 경쟁 뚫고 합격한 비결은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에 11.9:1의 경쟁을 뚫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전재연 학생(대일고 졸)은 홍익대 시스템 디자인공학과, 동국대 기계공학과, 국민대 기계공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모두 합격해 수시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한양대 학생부 종합전형은 수능 최저 기준도 없고, 면접도 없고, 자소서도 없고, 추천서도 없이 오롯이 학교생활기록부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평가 영역 중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비중 있게 평가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성의껏 참여하고 학생부에 남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으면 유리하다. 재연군은 성실한 학교생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위한 법률제정’에 관한 소논문,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든 드론, 스마트 시티에 대한 관심을 학생부에 녹아낸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 소개한다.
사실, 재연군은 어릴 때부터 우주 공학자를 꿈꿨다. “어렸을 때부터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재연군의 생활기록부 진로희망사항은 이렇게 시작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에 관심을 가졌고 고등학교 입학해서는 동아리 활동과 각종 탐구대회를 준비하며 ‘탄도학’에 관심을 갖게 돼 기계공학과를 지원해볼까 생각도 했다.
재연군은 만드는 것 또한 좋아했다. 레고를 만들 때 최종 결과물은 항상 우주선이었고, RC비행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조하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우주와 공학을 모두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다 자연스럽게 클린룸 속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우주의 비밀을 풀 탐사선을 만드는 우주 공학자에 관심을 가졌다.

불리한 내신, 경시대회 수상으로 어필
재연군은 우주공학자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이 영어실력이라고 판단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 우주에 대해 토론하려면 영어가 필수라는 생각을 했고, NASA 홈페이지에서 우주와 관련된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서 영어가 절실하기도 했다.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미국 드라마와 BBC 뉴스를 주기적으로 시청하고, 우주 관련 에세이를 썼고, 영어 토론대회도 출전했다. 다양한 영어 관련 활동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영어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관심사를 교사에게 어필하는 것이었다.
“한양대는 학생부에서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을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들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교탁 바로 앞에 앉아 똘망똘망하게 선생님을 바라보고 BBC에서 봤던 것을 떠올리며 질문하니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었어요. 영어선생님이 이 질문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공학도가 되는데 재연군의 발목을 잡은 것이 있으니 바로 ‘수학’이었다. 내신등급 2.1이었지만, 수학 점수는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한양대는 내신에 대한 평가를 교과우수상과 경시대회로 반영한다. 출신학교인 대일고가 단 한 명에게만 교과우수상을 수여하기 때문에 재연군에게는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논술대회부터 영어경시, 지구과학·물리경시대회 등 각종 경시대회에서 수상해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재연군은 예측한다.

학생부에 드러난 창의적 아이디어·문제해결능력
재연군은 자신의 학생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해결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가지고 있던 드론보다 더 상위 기종을 새로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비싸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가격을 낮추려 대나무로 만든 자전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나무 드론을 제작했죠. 방학 동안 3명이 모여 설계부터 생산 공정 단계까지 조사했고 수학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GPS원리를 드론에 응용해서 실제 비행까지 해보았습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사용화 될 때 도로교통법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위한 법률제정’에 관한 소논문도 완성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구조차 없었고 선례도 찾기 힘들어 외국 사이트 모의법률을 참고해서 어렵게 논문을 완성했다. 이 논문을 통해 신기술의 개발과 함께 신기술이 적용되는 법률 제정과 도시계획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2 때는 과학거점학교를 신청해 ‘우주선 착륙’에 대한 실험도 진행했다.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무게를 최소화하고 우주선이 착륙해서 오래 이동 할 수 있도록 하는 실험에서 우주선 무게에 대해 연구하면서 재료를 분석했다. 우주에 착륙할 때 해로운 물질인 방사선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의문점을 선생님에게 질문했고, 거점학교와 별도로 재연군이 연구하고 조사한 부분에 대한 보고서를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었다.
대학 원서를 쓸 때 쯤 학생부 활동을 모아 보니, 최신 IoT기술, 드론,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을 발견했고 꾸준한 독서로 키운 인문학적, 철학적 재능을 융합해 스마트 시티 설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도시공학과에 지원했다.
재연군은 수시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찾아볼 것과 자신을 끝까지 믿어보라”고 추천한다.
“세상엔 수많은 직업이 있고 원하면 새로운 종류의 직업을 만들 수 도 있어요. 멋있는 것,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은 다르고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 입시를 위해 생기부엔 한 가지 꿈만 적어놓았어도 끊임없이 그 꿈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른 꿈도 한 번씩 가져볼 것을 추천합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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