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수시 합격생들의 자소서 작성비법 공개

“수시 전형 자소서 이렇게 작성하세요!”

2018-07-13 00:00:01 게재

2019학년도 대입시 수시전형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고3 학생들은 기말고사가 끝나기 무섭게 본격 수시 전략 짜기에 돌입하고 있다. 자기소개서는 수험생의 잠재력과 열정 및 준비 정도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1단계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전형 요소다. 자기소개서는 생기부의 교과 및 비교과영역에 기재된 내용을 뒷받침으로 하는 것으로 입학사정관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자료다. 이에 고양파주내일신문은 우리지역 수시 합격자들로부터 자신만의 자기소개서 작성비법을 물어보았다.

중앙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권예준 학생
“생기부에 담긴 3년의 기록 자소서에 담아보세요!”

자소서는 처음에 쓰려고 하면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감이 잘 안 잡히고 고등학교 때 무슨 활동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생활기록부를 학교 행정실에서 뽑아 1~3학년 동안 했던 의미 있는 활동들을 따로 자세히 기록해 나열했습니다.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하면 동아리, 봉사, 독서, 수상, 임원활동 등이 있고, 특히 각 교과목 별 세부능력특기사항도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3년간 했던 활동들을 한눈에 보기 쉽게 나열하고, 자소서 각 문항별로 쓰기에 가장 적합한 활동을 찾아 작성했습니다.
자소서를 쓸 때 주의할 점은 그 활동의 내용만 줄줄이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 활동을 통해 자신이 느낀 점, 배운 점, 깨달은 점과 변화한 점 등을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소서를 짧은 기간에 다 끝내려는 것보다 기간을 오래 잡고 천천히 써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보여드려 첨삭을 받거나 조언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윤한빈 학생
“나만의 자기소개서를 쓰세요!”

자기소개서를 본격적으로 쓰기 전 생활기록부를 여러 번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자소서에 쓸 만한 소재를 찾아야 합니다. 소재는 자소서에 실제로 쓸 것 보다 훨씬 많이 찾아두어야 합니다. 처음에 찾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소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내가 발견하지 못한 소재들은 없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재를 토대로 편하게 글을 써두고 여러 번 읽어 보아야 합니다. 글을 쓸 때 스스로 과연 이것이 나만의 경험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저의 자소서 최종본에 들어간 소재들 중 절반 이상은 처음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수정하는 과정에서 너무 흔하거나 진솔함이 보이지 않는 경험들은 과감히 삭제하였습니다. 글이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 소재들도 제외했습니다. 나만의 경험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들만 남겨두었습니다.



■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황규진 학생(운정고 졸)
“사소한 일이라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담으세요”

자소서에는 생기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측면들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서울대는 4번 문항이 독서관련 문항입니다. 그만큼 독서 역량을 중시여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실제 대학 생활을 해보니 과제든 시험공부든 모든 게 독서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또 글쓰기도 매우 중요하고요. 자소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하면서 여러 차례 수정 과정이 필요합니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좋은 생각이 잘 나는 것도 아니고, 생각 정리가 잘 되면 금세 잘 쓰여지기도 합니다. 저는 여름 방학 전부터 자소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서 문항별로 쓸 수 있는 내용들을 찾아 키워드 별로 정리해두었어요. 그런 뒤에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했어요. 글을 쓸 때는 가급적 인상 깊게 전달될 수 있도록 표현 방법을 여러 번 바꾸기도 했어요. 자소서에서는 비록 남들이 보기에 사소한 일이더라도 자기 인생에 큰 의미가 있었던 활동들이 중요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자소서에 담아내면 좋겠습니다.



■ 동국대 한의예과 심지혜 학생(한빛고 졸)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을 진실하게 보여 주세요”

3월부터 선생님이 자소서를 준비하라고 하지만 내신 챙기고 수능 공부하다보면 자소서는 늘 뒷전으로 밀리게 됩니다. 저는 7월부터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고3 생활 중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좀 여유 있게 하려면 최소 2달 전부터 준비하면 좋겠어요. 자소서의 공통 질문 3개 중 1번 학업계획에서는 아는 것을 자랑하려 들지 말고 노력하는 과정을 강조하는 게 좋습니다. 2번 교내 활동에서는 무슨 활동을 했다는 것보다는 그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게 좋아요. 특히 교내 활동에 대해 평소에 느낀 점이나 에피소드를 기록해두면 좋아요. 솔직히 예전 일들은 잘 기억나지 않거나 기억나더라도 소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은데 자소서뿐 아니라 면접 때 교내 활동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대답할 말이 없을 수 있어요. 평소에 생기부 내용과 활동에 대한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잘 정리해두어야 자소서와 면접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저는 제가 지원하는 대학 사이트에 자주 방문해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어떤 봉사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지, 대학에서 배우는 교과목도 살펴보고, 국가고시 합격률 같은 것도 찾아봤어요. 면접 전에 자신이 지원한 대학 정보를 미리 알고 있으면 학생의 관심도가 드러나기 때문에 여러 모로 유리한 것 같아요. 자소서를 쓰기 전에 면접관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활동들을 전부 나열하고, 이것을 범주로 나눈 뒤에 이야기를 풀어냈어요. 결과는 간략하게 쓰고 과정 속의 노력을 자세하게 서술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민지오 학생(교하고 졸)
“경험에서 배운 에피소드와 깨달음을 생생하게 전달하세요”

객관적인 실적들은 생기부에서 자세히 표현되기 때문에 자소서에는 그 활동을 하면서 했던 생각과 나만의 가치관, 지향점 등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자소서는 어쩌면 공식적인 일기를 쓰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소서에는 생생한 사례와 그때 자신이 가졌던 생각과 느낌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고교 3년간 활동을 한 번에 기억해내려면 힘들기 때문에 2학년 때까지 활동했던 자료를 틈틈이 잘 정리해두었다가 3학년 때 그 자료를 참고해서 혼자 작성을 하고 나중에 담임 선생님께 첨삭을 받았어요. 기억에 남는 생생한 비교과 에피소드들을 몇 가지 추리고 나서 그때 얻었던 깨달음과 교훈을 비중 있게 썼어요. 제 경우에는 영화 동아리였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면서 동아리 부원들과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쓰고 동아리 부원들이 가급적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여러 활동에 대해 썼는데, 그런 경험들이 협력이나 소통, 갈등극복 사례에 큰 도움이 됐어요.



■ 경인교대 성채린 학생(교하고 졸)
“교대 지망 친구와 상의하며 함께 준비했어요”

저는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끝낸 후 학생부를 받아 자소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같은 반에 교대를 지망하는 친구가 있어서 둘이 자주 만나서 서로 질문해주고 필요한 것을 논의하면서 자소서의 밑작업을 했어요. 여름 방학 때에는 하루에 1~2시간씩 정해서 자소서를 썼어요. 저는 가급적 다른 사람이 쓴 자소서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저도 모르게 남의 자소서를 따라하게 될 것 같아서였어요. 자소서는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과 선생님들과 상의하면서 계속 수정해나갔어요. 특히 선배님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1~2학년 때도 자소서를 써보지만 그때는 가벼운 마음인데, 3학년 때 쓴 자소서는 꽤 부담이 돼서 좀체 진도가 나가지 않기도 해요. 저는 생기부를 펼쳐두고 각 활동을 하면서 배웠던 것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들을 자유롭게 써나갔어요. 그렇게 풀어내다보면 점차 내용을 추리고 수정하면서 최종 마무리할 수 있어요.

내일신문 기자 tec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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