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단체장 인터뷰 |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2~3개 자치구 공동사업 추진, 비용절감·동반성장 효과"

2018-07-16 11:21:50 게재

권역별 일자리사업 제안 … 구청장협의회 회장 선출

교육청 유치하고 보육·교육기반 강화, 젊은층 유인

"초선이라 해도 경력이 다양하고 구의회 시의회 청와대 행정까지 경험이 풍부해요. 4선도 3명이고…."

성장현(사진) 서울 용산구청장은 "다선 단체장들이 선배로서 경험을 공유하고 형이 아우를 아우르듯 하겠다"며 "민선 7기 서울 자치구는 수준급 지방자치가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이달 초 구청장협의회 임시회에서 만장일치로 협의회장에 당선되면서 민선 5기와 6기에 이은 또다른 도약을 이끌게 됐다. 성 구청장은 "60세에 능참봉이라더니 4선에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을 하게 됐다"면서도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자치구가 함께 하는 사업을 만들겠다고 한 것처럼 자치구도 유사사업은 2~3개 구로 폭을 넓혀 공동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2020년 서울교육청 용산시대 = 코레일과 손잡고 용산국제업무지구 내에 대형병원 유치 토대를 마련하고 공공 주도 복지정책 한계를 메우기 위한 용산복지재단 출범, 지자체발 도시외교를 선도하는 베트남 꾸이뇬과의 교류…. 민선 2기와 5·6기까지 3차례 용산구청장을 역임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성장현 구청장은 그 가운데 특히 교육분야에 주목한다. 그는 "옛말에 황금 1만냥보다 자식 교육 잘 시키는 게 낫다고 했다"며 "내일을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주인공을 위한 투자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개발이 되면서 땅값이 오르니 학교부터 떠나요. 떠나지 못할 이유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지요. 내일이 없으면 희망도 없잖습니까."

2013년 양해각서를 맺고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이 통과되기까지 3년이 걸렸던 서울시교육청 유치가 대표적이다. 종로구 신문로2가에 위치한 시교육청 건물이 낡고 비좁은데도 한양도성과 경희궁을 끼고 있어 증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구에서 후암동 옛 수도여고 부지를 제안했다. 학교가 동작구로 이전한 뒤 별다른 용도를 찾지 못하고 20년 가까이 비어있던 터였다. 교육여건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린 구상이었다.

교육청은 선뜻 응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교통량이 늘어나는 만큼 진입도로 폭을 6m 이상 늘려야 한다며 추가 기부채납을 요구했다. 그만큼 교육청 부지가 좁아지는 셈이었다. 구에서 중재에 나섰다. 도로 폭을 4m로 확대해 교육청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주변과 연계한 열린 공간, 주민편의시설 등을 확보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 착공해 2020년이면 서울시교육청 용산시대를 열게 된다.

구 자체 사업으로는 인재양성을 위한 100억원 규모 장학재단과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이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인 꿈나무종합타운이 눈에 띈다. 구립어린이집을 비롯해 육아종합지원센터 장난감나라 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과 상담복지센터까지 갖춘 꿈나무종합타운은 외부 기관 벤치마킹이 줄을 잇는다.

젊은 부모가 희망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은 동마다 2곳 이상을 목표로 확충하고 있다. 가장 최근 문을 연 시설은 한남동 응봉근린공원 내 맑은숲어린이집. 엘지복지재단이 건축비 중 상당부분을 후원해 설계단계부터 친환경을 염두에 두고 지은데다 너른 공원을 앞마당처럼 쓸수 있고 놀이터와 숲체험장이 인근에 있어 부모들에 인기다. 성장현 구청장은 "엄마들이 어린이집을 둘러보고는 이사오겠다고 하더라"며 "떠났던 주민들이 돌아올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자신했다.

올해 국공립어린이집 4곳을 추가로 개원하고 삼각지와 남영동 청년주택에 더해 재개발·재건축지역에 소형주택을 대거 배치해 젊은층을 유인할 계획이다. 곧 주민 품으로 돌아올 용산공원은 지역 가치를 한층 높일 학습장·교육시설이 된다. 그는 "곳곳이 유적인데다 자연보전이 잘돼있다"며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실수도 없어야 국정 뒷받침 = 역사상 첫 국가공원 조성에 역사문화박물관 특구 지정, 지매안심마을 건립 등 용산구는 또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밑천이 한가득이다. 특히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서울역이 상징역이 되고 용산구는 일대 재정비부터 상징역 위상에 걸맞도록 변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용산만 독주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성장현 구청장은 "연대의식을 갖고 맏형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작은 실수도 나오지 않도록 주민을 섬겨야 국정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성장현 구청장은 "선의의 경쟁은 치열하게 하겠지만 유사사업은 2~3개 구가 함께 추진, 상생효과를 내야 한다"며 "공동으로 예산을 투입해 권역별 일자리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남동에 문을 연 용산공예관에서 첫 발을 뗐다. 전통문화 계승·발전과 공예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문화복합시설인데 공예품을 생산할 기능보유자를 발굴하면서 인근 자치구까지 모집대상을 확대했다. 그는 "운영 예산은 용산구가 부담하더라도 사장될 위기에 있는 좋은 기술을 보유한 주민이 있다면 인근 성동이나 마포 주민이라도 무관하다"며 "자치구 공동사업은 비용절감과 동반성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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