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탈중앙화, 목표 아닌 도구"

2018-09-14 11:31:09 게재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분산 및 탈중앙화적 특성에 대해 이를 블록체인 기술의 목표로 설정할 게 아니라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13~14일 제주도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UDC 2018)에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사진)는 '서비스 중심의 기업급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세션 발표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탈중앙화돼 있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탈중앙화라는 개념은 도구이지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 과정과 관련해 먼저 △탈중앙화라는 개념이 등장한 다음 △탈중앙화의 유용성을 증명한 뒤 최종적으로 △탈중앙화된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구분에 따르면 현재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라는 개념만 제시했을 뿐 유용성을 증명하지는 못하고 있는 단계다.

그는 그 증거로 디앱(Dapp, 블록체인 기반 분산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통계를 들었다. 전체 디앱의 하루 평균 트랜잭션 수가 7만건에 불과하고 하루 사용자가 1500명뿐이다. 한 대표는 "이 정도는 일개 서비스도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의 통계치인데 디앱의 현황은 이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카카오 같이 큰 기업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걸 전부 블록체인에 올려 서비스를 탈중앙화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현실적으로 그런 선택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라는 철학 달성을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은 절충형으로 만들어나가는 한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X)를 개선하고 개발자가 디앱을 설계하기 편한 퍼블릭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한 대표는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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