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학원비(반일제 이상) 연간 1천만원 넘는다

2018-10-29 11:08:11 게재

박경미 의원 "월 200만원짜리 외국어학원도" … 의대 등록금보다 비싸

외국어와 음악·미술 등을 가르치는 반일제 이상 유아학원 원비가 월평균 90만원, 연간 1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학등록금 평균액인 671만원은 물론, 가장 높은 의학계열 평균 962만원 보다도 비싸다. '반일제'란 하루 3시간 이상 교습을 하는 학원을 말한다.

이런 사실은 국회 교육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학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이들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82만원이었으며 급식비 등 기타 경비를 포함하면 한 달에 90만원을 넘어선다. 2018년 6월 기준으로 반일제 유아학원은 전국 17개 시·도에 747곳이 영업 중이다. 이 가운데 약 40%인 296곳이 서울에 있다. 2013년 315개였던 영어유치원은 올해 659개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서울은 2013년 76개에서 248개로, 경기는 79개에서 176개로 증가하는 등 수도권에서 크게 늘어났다.

과목별로는 외국어 학원이 659곳으로 가장 많았고 음악 미술 등 예능학원은 43곳, 기타(놀이)학원은 27개원, 외국어·예능·기타 교육과정이 혼재된 종합학원은 서울과 부산, 경기에서 18개원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교습비는 지역에 따라 최소 52만원부터 많게는 90만원까지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또 급식비, 차량비, 재료비, 피복비 등 기타 경비를 포함하면 월간 학원비가 최대 100만원을 초과하는 지역도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서초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는 월평균 교습비가 약 200만원에 달하는 외국어 학원도 있었다. 17개 시·도 중 10개 지역에서 외국어 학원의 최대 교습비가 100만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경우 용산구에 소재한 예능(음악, 미술)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가 103만원, 송파구에 소재한 기타(놀이)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가 110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월간 100만 원을 넘는 고액의 유아학원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영유아 엘리트교육으로 유명한 G어학원의 경우 별도 영재판별검사와 입학시험을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다. 월 교습비가 200만원이 넘지만 입학 상담 대기만 한 달 이상이다. 엄마들이 자주 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G 입학시험 대비 과외 급구'와 같은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학원의 입학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과외까지 따로 받는 것이다. 영어교육업체인 YBM은 G어학원을 포함해 강남에만 6곳 이상 영어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박경미 의원은 "유아 시기부터 과도한 가정형편에 따라 교육 격차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이 필요하다"며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영어유치원으로 부르지만 공식적으론 학원이다. 이에 따라 영어유이원은 유아교육법이나 영유아보육법이 아닌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는다. 당연히 시설이나 교사의 자격수준 등에 대한 별도 기준도 없다. 이 때문에 별도의 인가 없이 신청서만 제출하면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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