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책의 해, 여기는 병영독서 현장│⑧ 공군교육사령부

독서 통해 창의적 병영생활 만들어요

2018-11-07 10:21:44 게재

600명 함께 한 북토크 성황리 열려

이미도 외화번역가 '행복' '창의력' 강조

올해로 7년째를 맞은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2018 책의 해를 맞아 더욱 뜻깊게 진행되고 있다.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며 국방부가 후원하는 사업으로 군 장병들의 독서와 토론을 체계적으로 지원, 장병들 간 소통하는 병영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2018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260개 부대에서 1820회 진행되는 병사 대상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군간부 인문독서강좌' '소통과 나눔 북토크' '동아리 독서코칭' '신병독서지원 프로그램', 코칭도서 지원 등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된다. 내일신문은 2018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현장을 취재, 책과 토론, 소통이 있는 병영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1일 오후 3시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내 항공과학고등학교 학생문화관에서 '소통과 나눔 북토크'가 개최됐다. 사진은 '아이리' 초청공연. 사진 이의종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그것을 할 때 재미있어서 즐기고 있으면 행복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창의력은 지능(intelligence)'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행복과 창의력은 떼려야 뗄 수 없죠. 뭔가 하고 있을 때 재미있으면 행복합니다. 지능을 재미있게 사용하는 능력이 창의력의 원천입니다. 행복한 삶은 재미있는 삶, 창의적인 삶입니다. 행복한 병영생활은 재미있는 병영생활입니다. 그건 곧, 창의적인 병영생활입니다."

1일 오후 3시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내 항공과학고등학교 학생문화관에서 열린 '소통과 나눔 북토크'에서 이미도 외화번역가의 말이다.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인 소통과 나눔 북토크는 공군교육사령부와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소통과 나눔 북토크'의 이미도 외화번역가. 사진 이의종

이날 이 강사는 '행복이 춤추다 창의력이 날다'는 제목으로 600여명의 장병들에게 행복과 창의력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오늘은 값진 선물" = 이 강사는 '슬퍼하는 남자'라는 기괴한 느낌의 그림을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다. 입모양은 웃고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며 울고 있는 듯한 느낌의 그림이었다. 머리 모양은 사자머리 같았다. 이 강사에 따르면 이 그림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은 박찬욱 영화감독이다. 박 감독은 이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라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기괴한 그림으로 장병들의 주목을 이끌어낸 이 강사는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을 사는 오늘의 중요성을 말했다. 그는 "오늘은 값진 선물"이라면서 "이 시간은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은 탄생과 사망 사이의 선택들로 이뤄진다고 한다"면서 "'그 때 해 봤다면 지금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라고 후회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1일 오후 3시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내 항공과학고등학교 학생문화관에서 열린 '소통과 나눔 북토크'에서는 난타 동아리의 공연이 열렸다. 사진 이의종


이 강사는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을 꼽았다. 이어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얘기와 함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의 중요성을 말했다. 최종 학력이 고등학생인 한 택시 운전사는 지식을 배우러 할리우드로 갔고 결국 영화감독으로 성공한다. 그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다는 것. 이 강사는 "기술과 지식을 배우는 것 이상으로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가 필요하다"면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어마어마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독서를 통해 상상력을 증진시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이 상상할 때 사용하는 무기는 언어"라면서 "책을 많이 읽으면 언어력이 증진돼 더 독창적인 상상을 할 것이고 이는 창의력으로 확장된다"고 강조했다.

◆"군 와서 110권 읽어" = 이날 소통과 나눔 북토크에서는 난타 동아리 '세로토닌'과 댄스 동아리 '레드캡크루'의 공연이 펼쳐졌다. '아이리' '클럽소울' 등 초청공연이 이어졌고 EDM 공연도 있었다. EDM은 클럽 등에서 DJ가 턴테이블과 믹서를 사용해 2개 이상의 음악을 섞어 새로운 느낌을 만드는 것으로 군에서는 흔치 않은 시도였다. 보는 공연에서 참여하는 축제로 나아가려는 노력이었다. 초청공연은 물론, 장병들이 준비한 동아리 공연은 아마추어임에도 프로의 무대처럼 수준이 높아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졌다.

난타 동아리 김지섭 병장은 "일과 후에 짬을 내 틈틈이 연습했고 휴가를 미룬 장병도 있었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이번 공연에서 북이 찢어졌는데 채가 부러진 적은 있어도 북이 찢어진 적은 처음일 정도로 공연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지광현 병장은 강연에 대해 "내 삶을 돌아보며 재미있게,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군에 와서 110권의 책을 읽었는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재료를 접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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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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