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검증된 한의약 활용해야"

2018-11-14 10:47:01 게재

국회토론회 "노인 선호도 높은데 정부서 홀대" … 일본의료계, 치매치료에 한의약 사용 권장

문재인정부가 주요 국가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치매국가책임제에서 한의약이 홀대 받고 있다. 이에 치매국가책임제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학술적 임상적으로 검증된 한의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비례)의원이 주최하고 대한한의사협회가 주관한 '치매 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 국회 토론회에서 정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고령인구 비율이 14%를 넘은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치매국가책임제에 한의약이 참여함으로써 치매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3일 1시30분 국회 의원회관 9간단회실에서 정춘숙(더불어민주당)의원이 주최하고 대한한의사협회가 주관한 '치매 예방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한의사협회 제공


최혁용 한의협회장은 "한의약이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다수의 국내외 학술 논문과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됐다"며 "한의약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은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특히 치매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한의약을 활용하는 것은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만들고, 치매국가책임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현명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본, 치매 예방 치료에 탁월한 한의약 인정 = 이날 토론회에서 분명한 치매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은 한의약의 다양한 치료법을 수용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권승원 경희한의대 순환신경내과 교수는 '일본의 치매진단과 치료의 최전선'을 통해 일본의 경우 현재 한약을 처방하고 있는 양의사의 비율이 89%이며, 정신과의 경우는 무려 92%에 이른다고 일본한방생약제조협회 한방약처방실태조사(2011년)와 증상별로 활용되고 있는 각종 한약 처방을 소개했다.

아울러 권 교수는 '가미온담탕' '팔미지황환' '가미귀비탕'과 같은 한약처방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및 혼합성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억간산'은 환각 망각 초조성 흥분과 치매에 동반하는 난폭한 행동 피해망상 주야역전 등 행동이나 심리적 증상, '반하후박탕'은 음식물 등 삼킴 곤란, '대건중탕'은 변비 개선에 각각 효능이 있다는 내용을 일본 신경학회에서 발표된 다양한 학술논문과 연구결과를 인용해 발표했다.

쯔무라제약사 발행한 캄포스퀘어(Kampo Square)에는 양성 BPSD에 억간산, 대황감초탕, 황련해독탕 등 한의약 치료 효능과 효과에 대해 나열해 놓았다.

미국의 경우 2016년 미국노인의학회 저널에서 태국 연구진이 건망형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태극권 훈련(주 3회)을 15주를 진행한 결과, 인지기능을 유의하기 향상시킨 것으로 게재했다.

이는 국내의 2017년 4월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서울 성북구 보건소에서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 32명을 '태극권 훈련그룹'과 '인지료육 훈련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태극권 훈련 그룹에서는 기억력과 체력 우울증 척도 등에서 개선된 효과를 봤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국내 지자체 시범사업, 연구 성과 쌓여 있어 = 국내에서도 한의약의 치매에 대한 효능이 여러 차례 검증됐다. 조성훈 경희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일본의 신경학회가 2010년 발표한 '치매질환치료 가이드라인'과 노년의학회가 2015년 제작해 치료진료에 활용하고 있는 '노인의 안전한 약물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더불어 우리나라 역시 치매센터와 지역 보건소에서 '육미지황탕' '팔미지황탕' 등 한약 처방과 각종 학술연구와 논문을 통해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 경도인지장애 치료에 효과가 검증된 '당귀작약산'을 적극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 서울과 부산 등 지자체에서 해당 지역 한의사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한의약 치매관리 시범사업 주요 내용 소개와 함께 한의약 치매예방 인식 개선 사업에 치매 예방 기공요법, 한의 식이영양 교육프로그램, 치매 노인성 우을증 관련 명상요법, 한의 인지건강 및 치매상담 프로그램 등 효과가 있음을 소개했다.

◆한의사의 치매안심센터 활동 배제 '개탄' = 이렇게 국내외 한의약의 치매예방과 치료에 효과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음에도 보건복지부는 한의사의 치매안심센터 활동을 배제하고 있다.

정인철 대전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치매국가책임제에서의 한의사의 역할' 발표를 통해 치매국가책임제의 최일선인 치매안심센터의 협력의사로 한의사가 빠져 있어 치매환자에게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 원천 봉쇄됐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근거수준이 높은 연구결과에서 한약과 침 등 한의치료가 치매의 인지기능과 행동심리증상에 유효함이 충분히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를 배제하는 것은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제한하고, 의료 인력의 효율적 배분과 활용에도 위배되며, 한의사의 진단 및 치료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상동 대한노인회 선임이사는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의약이 1987년 이후 보험급여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 일본도 다양한 치매치료에 한의약을 보험적용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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