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 활성화하려면

"데이터 소유권·열람권 확보부터"

2018-11-21 11:13:30 게재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 "데이터는 금융을 부드럽게 해주는 요소"

20일 '금융의 진화, 핀테크 레볼루션'을 주제로 한 2018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소유권과 열람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고객 데이터로 맞춤 금융을 설계하다' 주제로 연사로 나선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현재 금융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을 위한 '마이데이터 법'을 준비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딱 2가지"라면서 첫번째는 모든 데이터의 소유권은 고객에게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고객이 전자적인 방식으로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는 열람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금융의 진화, 핀테크 레볼루션'을 주제로 한 2018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박소원 기자


그는 고객의 데이터 소유권과 열람권 확보만 명확히 되면 뱅크샐러드 같은 서비스가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결국은 고객의 허가를 받아 데이터를 매치업해서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스타트업들이 데이터 융합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빅데이터 센터를 몇개 설치한다든지 하는 접근보다는 데이터 소유권에 대한 명확한 선언과 열람권에 대한 확보만 하면 여러가지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에서 데이터 융합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이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인증' 관련 과제가 남아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인증을 개별적으로 할 수는 없다"면서 "어떻게 이것을 통합적으로 안전하게 인증해서 개인의 데이터를 융합시킬 것인지, 이러한 인증에 대한 논의가 범금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데이터를 만난 금융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의 금융이 데이터를 만나 부드러워질 수 있고 공감하게 할 수 있는 이미지로 바뀐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뱅크샐러드에서도 처음에는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한 뒤 '돈을 너무 많이 쓴다' '적금을 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오히려 고객들의 반감을 샀다. 김 대표는 "일단은 고객에게 자기도 모르는 자기를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공감할 수 있고, 위트 있는 말을 하자고 해서 카피라이터도 한명 고용했다"면서 "재미있는 글귀들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상세 메시지 확인율이 50%에 육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존의 금융이 소비자보다 조금은 높은 위치에서 얘기하는 톤이었다"면서 "고객 중심 가치로 실현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들이 나온다면 고객들도 충분히 금융회사만큼의 눈높이를 가지고 금융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융이 다른 산업에 비해 온라인화가 늦게 됐지만 앞으로 마이데이터법을 통해서 가장 급속도로 언번들링(개별 가격 매기기)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김 대표는 "금융은 유형재가 아니라 무형재기 때문에 실제 운송이나 이런 것에서 아주 자유롭다"면서 "다만 그것을 고객 관점에서 중립적으로 추천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이 분야가 발전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데이터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엔드유저의 데이터와 상품 제조라인을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맞춤형 주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제조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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