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시대를 열다│② 수소자동차의 모든 것

수소차는 연료전지로 가는 전기차

2018-11-21 11:56:38 게재

전기차는 단거리·소형차, 수소차는 장거리·대형차에 강점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노르웨이, 네덜란드), 2030년부터 전기차만 판매(인도), 204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영국, 프랑스),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실시 검토(중국)…'

친환경차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21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이후 친환경차 보급은 속도의 문제이지 방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졌다.

◆수소차 10만대 이상 팔리면 가격 급락 = 친환경차는 크게 전기차와 수소차로 양분된다. 그러나 2017년 전 세계에서 수소차 판매량은 약 3000대로, 전기차 7만4000대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었다. 수소차는 현재 판매되는 모델도 현대차 넥쏘·ix35, 도요타 미라이, 혼다 클라리티 뿐이다.

그렇다고 미래 친환경차는 전기차 위주 일변도가 될 것이란 속단은 금물이다. 수소차는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도 짧다. 수소의 중량에너지밀도(M/kg)가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는 수소차가 장거리주행과 대형차급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수소차 단점은 높은 가격과 충전인프라 부족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0만대 이상 판매될 경우 연료전지 가격이 현재의 절반 이하인 50달러(kW)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한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단거리와 장거리, 혹은 소형차와 대형차 영역에서 미래 대체차종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전기차와 수소차는 누가 살아남느냐의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은 전기차, 충전시간은 수소차 = 현재 단위당 연료비는 전기차가 우위에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국가별 전원믹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충전비용은 국내의 경우 수소차 km당 73원, 전기차 25원(급속)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소요금은 현재 무료이며, 운반비용에 따라 지역별 kg당 3000~8000원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적정가격을 7000원으로 책정했다.

충전시간과 주행거리 측면에선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우위를 보인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소'는 3~5분이면 완전충전돼 609km를 갈 수 있다. 수소차 충전시간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비해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3'는 급속충전도 20분이 걸리며 완속충전시 4시간이 소요된다. 주행가능거리는 350km이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리튬이온배터리 기술발달로 크게 개선됐지만 냉·난방 공조시 주행거리가 20~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경쟁력은 전기차가 앞서있다. 수소차의 판매량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료전지와 배터리 셀(battery cell)이 각각의 목표치를 달성한 시점에서는 주행거리가 길면 수소차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의 높은 에너지밀도로, 대형·장거리 차량에 적합한데 기인한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성패 좌우 = 수소차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료전지 스택이고, 연료전기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막전극접합체(MEA)다. MEA 전극에선 촉매로 백금을 사용하고 있어 고가의 비용이 소요된다. 귀금속인 백금촉매 사용량을 줄여야 의미있는 가격하락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역시 배터리팩 가격이 내려야 원가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가 배터리용량을 늘려 주행거리를 늘리지 못하는 것도 배터리가격 상승이 결국 차량가격 인상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는 2025년쯤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주행거리당 원가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소차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인프라다. 전 세계 전기차 충전기는 2017년말 기준 43만기인데 비해 수소충전소는 300여기에 그치고 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충전소 수는 차량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이런 상황은 한편으론 충전소 구축 투자를 신중하게 한다.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민간-공기업이 함께 특수목적법인(SPC)를 구성해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12월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SPC가 출범 예정이다.


◆수소차는 부품사 역할 크게 안줄여 =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부품은 대략 3만개이며 수소차와 전기차는 각각 2만3800개, 1만8900개에 이른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모터가 핵심부품이고, 여기에 전자식 조향·현가·제동장치가 추가되면 운행가능하다. 이처럼 부품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아닌 IT기업이나 2차전지 업체들도 진입이 용이하다. 테슬라가 전기차 선도업체로 부상한 것은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수소차는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기술을 완성차업체가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흡배기계열 부품과 수소공급장치도 필요하다.

이한준 연구원은 "부품생태계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생업체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고, 부품사들의 역할도 기존 내연차량 대비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소차 보급이 충전소 문제로 단기간 급증하긴 어려워 부품사들의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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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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