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정전환 본격 추진│① 일자리창출

동물간호복지사 제도 도입, 고용으로 연결한다

2018-12-19 11:44:37 게재

농촌공동체·지역기반 일자리도

로컬푸드 2022년까지 15%로 확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농업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문 대통령에게 △농업·농촌 일자리창출 △스마트농업 확산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 △신재생에너지 확대 △로컬푸드체계 확산 △농축산업 환경·안전관리 등을 내년 업무에서 중점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장관은 업무보고 후 기자브리핑에서 "6대 과제 중 역점을 둔 것은 일자리"라며 "올해 11월까지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8000명 늘어났는데, 농업 관련 일자리를 계속 만들고 확대하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2019년 농식품부 업무보고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신규 자격증으로 2022년 2800명 고용 = 농식품부는 우선 국민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분야에 새로운 직업(자격증)을 만들고 채용을 의무화하는 방식 등을 통해 고용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동물병원에서 진료업무를 보조하는 동물간호복지사 자격을 내년에 신설, 2021년부터는 자격소지자만 동물간호복지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 장관은 "의무고용은 도시에서 일정 정도 진료건수를 확보한 중·대형 동물병원 중심으로 해 농촌의 중소규모 동물병원이 이 때문에 부담 갖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미곡종합처리장(RPC)이나 도정공장에서 컨설팅을 하고 정부의 양곡관리 등 업무를 하는 양곡관리사, 산악자전거나 승마 등 산림레포츠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안전관리 등을 담당하는 산림레포츠지도사 자격증도 신설, 고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동물간호복지사 2000명, 양곡관리사 300명, 산림레포츠 지도사 500명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도시농업이나 가축방역·위생 생활승마 등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는 영역을 적극 발굴하고 활성화해 내년에 390명, 2022년까지 2200명의 일자리를 만들 목표를 세웠다.

농촌공동체나 지역자원도 일자리 원천이다. 충남 홍성의 행복농장협동조합은 중증 정신질환 장애인이 허브·쌈채소를 생산하는 재활·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육생 중 일부는 자립해 농장과 지역에서 고용하는데, 올해 2명이 일자리를 잡았다. 농식품부는 농업을 통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을 내년 18개소로 확대하고 다양한 사회적 경제조직에 회계 등 전문서비스를 지원하는 식으로 고용을 확대한다. 생산·가공·관광 등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 1600곳을 지원하고 양곡 창고와 같은 농촌유휴시설 20개소도 리모델링해서 새로운 창업공간으로 제공한다.

청년이 농업·농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일자리와 맞춤형 생활 여건을 제공하는 것도 중점 사업이다. 졸업 후 영농에 종사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500명의 대학생에게 학기당 45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창업농육성 장학금을 지원하고, 문화·여가·보육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청년 농촌 보금자리' 4개소 120세대를 시범조성하기로 했다.

◆로컬푸드로 일자리 창출 = 농촌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로컬푸드도 적극 육성키로 했다.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직매장이나 단체급식 등을 통해 지역 안에서 소비되게 하는 지역단위 유통체계다. 전북 완주의 로컬푸드는 가공센터 2곳, 농가 레스토랑 3곳, 직매장 12개소를 운영하며 659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로컬푸드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 가족농들은 이곳에서 월 평균 170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 참여 농가 수는 2526호에 이른다.

이경철 농협경제지주 로컬푸드팀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고, 공공급식에 참여하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늘어난다"고 말했다. 농협에 따르면 순천농협의 경우 학교 공공급식 사업을 하면서 정규직 8명, 비정규직 16명 등 26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로컬푸드로 유명한 완주 용진농협은 로컬푸드직매장을 운영하면서 41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정규직 4명, 비정규직 32명과 입점업체에서 일하는 5명 등이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16개 공공기관과 화천·포천지역 군대급식에 로컬푸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2020년에는 10개 혁신도시와 15개 접경지역 군부대에 이런 모델을 보급할 계획이다.

또 민간부문의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여는 등 지역과 민간차원에서 일어나는 로컬푸드 확산 노력도 지원하고, 지자체 조례제정도 유도할 예정이다. 광주 광산구청은 사회적 기업(워킹맘)과 연계해 아파트 주민에게 아침을 제공하고, 화성시 소비자협동조합은 아파트 단지별로 주문을 받아 지역농산물을 꾸러미로 발송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전체 유통체계에서 로컬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2%에서 2022년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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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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