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신재생에너지가 원전 추월"

2019-01-07 11:37:38 게재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 공개세미나 … 온실가스 전망치-실적 오차 논란

2030년 이후 우리나라 총에너지 수요 증가는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또 여전히 높은 제조업 비중으로 산업부문이 에너지 최종소비 증가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 대한 첫 번째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4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이 행사는 '기준수요 및 목표수요의 적절성'이 주제였다. 산업부는 가격과 세제, 에너지시장 구조개혁이라는 주제로 두차례 더 공개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 대한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이의종


◆산업부문이 소비증가 80% 차지 = 김수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공개세미나 '기준수요'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향후 우리나라 총에너지 수요 증가는 천연가스(연평균 1.8%)와 신재생에너지(4.3%)가 주도할 것"이라며 "2030년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을 추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 수요는 2017년 3160만TOE(석유환산톤)에서 2020년 3870만TOE로 증가했다가 2030년 2980만TOE로 감소한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같은 기간 1500만TOE에서 1800만TOE, 3180만TOE로 급증할 전망이다.

석유는 2017년 1억1910만TOE에서 2030년 1억2830만TOE로, 천연가스는 2017년 4720만TOE에서 2030년 5870만TOE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총에너지는 2017~2040년 연평균 0.6% 증가해 3억4700만TOE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2040년 산업 수송 건물 등에서 최종 소비하는 에너지는 2017년 대비 20%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0.8% 수준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부문이 최종 소비증가의 80%인 3700만TOE를 차지할 것"이라며 "철강 및 비금속 에너지수요 증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기계부문의 에너지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부문 에너지 수요증가가 연평균 1.3%에 달하는 등 빠르게 늘어나면서 최종 소비증가의 17%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송부문은 2030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40년 소비는 2017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송부문에선 석유가 에너지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비중이 지속 하락하고, 전기자동차의 빠른 보급으로 전력비중이 늘어난다.

원료용을 제외한 최종소비는 2030년대 중반 전력이 석유소비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의 경우 2030년대 초반 정점을 기록한 후 점차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에너지전환 정책이 지속되면서 석탄발전이 감소하고, 신재생 및 가스발전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준수요 전망은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중요한 잣대 중 하나"라며 "정책이 현재 상태에서 고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인구구조, 경제성장률, 산업구조 변화, 국제 에너지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전망해 산출했다"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은 에너지소비 소폭 감소 = 김지효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목표수요'를 주제로 공개세미나 두번째 발표자로 나섰다.

김 연구위원은 "부문별 수요관리, 원별 소비절감 등을 추진할 경우 최종 에너지소비는 2040년 기준수요 대비 16.3% 절감할 수 있다"며 이 기간 목표수요를 1억7660만TOE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준수요 2억1100만TOE보다 3440만TOE 줄어든 수치다.

1인당 최종소비는 기준수요의 경우 2017년 3.421TOE에서 2040년 4.041TOE로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목표수요의 경우 2040년 3.383TOE로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소비 절감은 △배출권거래제·목표관리제 △고효율기기 △신축건물설계기준 △그린리모델링 △자동차 효율양상(연비 개선) △공공에너지이용 합리화 등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봤다.

2040년 에너지원별 기준수요와 목표수요를 비교해보면 석탄은 5710만TOE-4450만TOE, 전력은 6180만TOE-4830만TOE, 도시가스는 3050만TOE-2420만TOE로 절감률이 각각 22.1%, 21.9%, 20.8%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는 1990만TOE-2550만TOE로 오히려 기준수요가 높은데 이는 전체적인 소비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위원은 4차산업혁명이 에너지 수요증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증가와 감소요인이 동시 작용하며, 2040년 기준으로 최종소비를 소폭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가요인으로는 전기자동차·사물인터넷(IoT) 확산과 로봇·데이터센터 확대 등을, 감소요인으로는 스마트공장·스마트계량기(AMI) 보급 등을 꼽았다.

◆204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제시해야 = 토론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확한 산정, 계획수립에 반영된 데이터의 객관성,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 따른 피로감 해소 등을 제기했다.

윤소원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팀장은 "1~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살펴보면 전망치와 실적의 오차가 많이 발생한다"며 "원인을 파악하고 중장기 지표에 대한 이행점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팀장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산정한 온실가스 배출량과 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 반영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차이가 많이 난다"며 "심지어 권고안에는 204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산업부안을 마련할때는 이런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계획은 불확실성이 높지만 이를 극복하려면 계획수립에 영향을 준 데이터의 객관성과 신뢰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관리 정책 및 프로그램은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의지가 필요하다"며 "에너지 목표수요는 정책적 접근, 에너지효율 향상, 온실가스 측면의 저탄소 접근, 경제적 인센티브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호정 고려대 교수는 "4차산업혁명이 3차 에기본 에너지수요 절감량 산정의 키워드에 포함된 만큼 4차산업혁명에 대한 개념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글에서 '태양광 갈등, 보급'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본 결과 2017년엔 5900개에서 2018년 1만4400개로 급증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인한 피로현상을 해소하는 일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구민회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이)는 "2014년 이후 최종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3차 에기본 권고안에는 원인분석이 빠져있다"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 및 달성방안의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 변호사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2019년부터 이행해야할 단기, 중기로드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백행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는 "2040년 국내 자동차 보급대수를 2500만대로 전망할 경우 전기차·수소차는 833만~1119만대, 3000만대로 가정할 경우 908만~1322만대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라 에너지수요 전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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