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비규제지역에 투자 몰린다

2019-01-14 10:50:19 게재

광주 광산구 아파트 가격 수직상승 … 투기 우려에 규제 확대 관심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로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자금력이 약한 무주택자나 1주택을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비규제지역 청약에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과열지역에 대해서는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정부 대책도 주목되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비규제지역인 광주광역시 남구 반도유보라 견본주택에는 12일 200미터가 넘는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평균분양가(3.3㎡당 1050만원)가 1000만원을 넘어섰만, 이미 수직상승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는 낮은 금액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 봉선동은 '광주의 대치동'으로 불리면서 최근 2년새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에서는 각종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분양권 전매제한, 대출제한, 종부.양도세 인상, 청약요건 강화 등이다. 반면 비규제지역에서는 이같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당첨자 발표일 6개월 뒤부터 분양권 거래가 자유롭다. 중도금 대출도 60%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여유자금이 비규제지역으로 몰리면서 인근지역까지 가격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 광산구 일부 아파트들은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개월 만에 평균 55.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광주 광산구 일부 아파트들은 이 기간 평균 1억4633만원 올랐다. 이 분석은 광산구 △우미린2차 △코오롱하늘채 △수완지구 호반베르디움 1차 등 3개 단지를 대상으로 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광주는 새 아파트 수요도 강하고 수도권과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와 달리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타 지역 여유자금이 몰리며 집값이 크게 뛴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규제지역인 경기 부천에서는 지난해 11월 공급된 '래미안 부천 어반비스타'가 평균 31.77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12월 분양한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 복합단지도 평균 6.64대 1의 청약률을 보였다.

이처럼 비규제지역 아파트 거래와 분양이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맞먹는 관심을 끌면서, 올해 분양물량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해 첫주까지 4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광주 아파트값은 올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급과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가격 상승폭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올해 입주물량은 22개 단지 1만2906가구로 최근 5년 동안 최대치다. 민간아파트 공급도 1만6000가구로 예상된다. 재개발재건축이 시작되면서 폭증한 광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입주 시점이 다가오면서 점차 상승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도 대형건설사 물량이 쏟아진다.

쌍용건설은 인천 부평구 '쌍용 더 플래티넘 부평'을 이달 선보인다. 전용면적 39~119㎡, 811가구 중 40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2020년 말 부평구청역과 석남역을 잇는 7호선 연장선 산곡역(가칭)이 인근에 개통할 예정이다.

같은 달 삼호와 대림산업은 인천 계양구에서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를 공급한다. 39~84㎡, 1646가구 중 83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2월엔 GS건설 컨소시엄이 '광주역세권 자이'(1542가구), 대우건설이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710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검단신도시에서도 분양이 이어진다. △우미 린 더퍼스트(1268가구) △대우 푸르지오(1540가구) △대방노블랜드1차(1281가구) △검단예미지1차(1253가구) 등도 상반기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제지역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수록 비규제지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입지가 좋고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국 김성배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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