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교육감 남북교류 '물꼬'

2019-02-12 11:18:11 게재

금강산 남북연대모임서 실무협의 진행

허성무·박성일·조희연·장휘국 방북

12~13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연대모임에 지자체와 지역교육청 대표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남북 지자체간 스포츠·농업 교류와 학생 교류를 제안하고 구체적인 실무 논의를 진행한다.

◆창원 마라톤, 완주 농산물 교류 = 이번 지자체 방북단 중에서는 경남 창원시가 추진하는 마라톤 교류가 가장 구체적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이번 방북기간 평양마라톤대회 실무협상을 진행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와 함께 방북한 허 시장은 이번 방북기간 북측 대표단과 평양마라톤대회에 참가할 경남도 대표단 규모 등을 확정 짓는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 6.15 정책협의 때 30~40명 규모의 경남 대표단을 오는 4월 7일 열릴 평양국제마라톤에 초청했었다. 이후 창원시와 6.15경남본부 창원통일마라톤조직위는 스포츠를 활용한 남북교류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고 실무 준비를 해왔다.

12일 평양국제마라톤 참가 협의를 위해 방북하기 전 출발사진. 오른쪽 세번째부터 왼쪽으로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과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공동대표, 황철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사진 창원시 제공


허 시장은 이번 방북기간 평양마라톤은 물론 창원시의 남북경제협력사업의 물꼬를 틀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허 시장은 "최근 지자체와 기업, 민간단체 등에서 자율적으로 남북교류에 앞장서고 있다"며 "창원시는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에 앞장서는 한편 이를 계기로 남북경제협력을 주도하고, 궁극적으로는 남북평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일 전북 완주군수는 북측과 농산물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동재배와 종자, 수확물 교류 등 폭넓은 교류를 구상 중이다. 박 군수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금강산을 방문하게 돼 큰 사명감을 가진다"며 "남북의 상생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번 연대모임에서 완주가 제안한 협력사업이 구체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박영순 대전시 정무부시장과 김부민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장도 대표단을 구성해 방북했다. 울산시는 남북교류협력추진단장을, 강원도는 대북사업 실무단을 각각 대표단으로 보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새해 지자체간 남북교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광주 교육교류도 관심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장희국 광주시교육감도 금강산 방북단에 교육분야 대표단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교육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안할 서울-평양 교육교류사업은 역사유적 공동탐방, 전통문화 공동체험, 한반도 생태환경 공동체험, 교육기관 상호탐방 등 10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은 대한민국, 평양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이자 심장"이라며 "서울과 평양 교육당국이 협력해 한반도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만남과 어울림의 기회를 주는 것이 우리 세대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사업시점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대부분 사업이 '대규모 방북·방남'을 필요로 해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주학생독립운동 자료 교환 및 공동조사'를 제안한다. 남북 역사 교원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을 구성한 뒤 참여학교 현황을 파악하고, 서적·영상 등 연구 성과물과 교과서 서술 현황 등을 공유한다. 또 광주학생독립운동 현장 공동답사도 진행한다.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가한 북측 학교는 133개교로 전체 320개교 중 41.6%를 차지한다.

광주시교육청은 '평양 역사문화 견학단' 파견도 제안할 계획이다. 40명 규모의 광주 고등학생 견학단을 구성해 평양의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기념물과 유적지를 견학하고, 고구려 유적지와 교육기관 등을 탐방할 계획이다. 향후 견학단의 활동사항을 토대로 평양, 개성, 금강산, 백두산 등으로 견학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이 밖에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행사에 북측 대표단을 초청하기로 했다. 특히 북측이 초청에 응하면 '일제강점기 학생항일운동에 관한 남북 교육회의'를 열고,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함께 기릴 예정이다. 또 광주학생독립운동 정신 계승을 위한 '남북 고등학생 축구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앞으로의 통일교육은 적대와 갈등 해소를 위해 민족 동질성 회복과 친근감 갖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효과가 가장 큰 것이 남북 교육교류"라며 "이번 방북에서 다양한 남북교육교류사업들을 제안할 계획이며, 제안 내용들이 하루 빨리 시행돼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가 안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금강산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대표단을 보내 북한 교원단체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교직동)'과 남북교육자대표자회의 정례화, 남북교육자대표 상봉 모임 개최,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통일교육주간 공동운영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교총은 오는 4월 현장교육연구대회와 10월 전국교육자료전에 북측 교원 방문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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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홍범택 장세풍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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