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업들, 청년인재 잡으려 돈 푼다

2019-04-05 11:27:03 게재

화스토리, 초봉 20% 인상

야후, 50% 추가 급여 지급

연공서열 임금체계도 이완

일본 기업들이 젊은 고급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금인상 등 유인책 마련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인력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력 기업들이 공격적인 임금체계 변화를 통해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특히 IT기업을 중심으로 능력에 따른 급여체계로 바꾸면서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퍼스트 리테일링은 2020년 초에 입사하는 신입사원 초임을 지금보다 20% 인상하는 등 소매업 분야에서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나섰다. 화스토리는 현재 월 21만엔인 대졸 초봉을 내년부터 국내나 해외에서 근무처를 옮기는 직종에 종사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21% 인상한 25만5000엔으로 대폭 인상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수한 학생을 확보하기 어려운 위기감도 반영한다. 이에 따라 화스토리는 2016년부터 신입직원을 1주일간 해외에서 인턴 체험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회사의 간부는 "매년 취업 시즌에는 우수한 대학생이 모여 경쟁률도 높지만 실제 입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인재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 기업은 더구나 우수한 인재를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의 대형 상사 기업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사정도 있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 상사와 미쓰이 물산, 스미토모 상사 등 대기업의 초임인 25만5000엔 수준으로 인상하는 추세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은 전체 산업평균이 20만6700엔으로 2008년 리먼쇼크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이후 10년 만에 9300엔 가량 상승했다.

기존의 급여체계를 무너뜨리고 능력이나 전문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대우를 결정해 우수 인재에 그만한 보답을 하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라인은 신규 졸업자 채용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를 위한 별도의 채용 과정을 마련했다. 라인은 이에 따라 2020년 신규 입사자의 경우 초봉의 최저액을 700만엔으로 결정해 올해보다 100만엔 가량 인상했다. 이들의 초봉은 일반직에 비해서 200만엔 가량 높다.

야후도 지난해 3월에 웹서비스 개발자 등을 위한 '엔지니어 스페셜리스트 코스'를 마련해 입사 첫해 연봉을 650만엔 이상으로 결정했다. 이는 대학을 졸업한 일반 신입사원에 비해 50% 가량 높은 급여에 해당한다. 야후는 이러한 대상으로 18세 이상에서 30세 이하의 대상자 가운데, 자신이 개발한 앱의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 이상의 실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인사평가시스템을 다루는 '내일의 팀'이라는 기업은 올해 4월부터 신입직원 초봉도 5단계의 구간을 설정했다. 입사하기 전 인턴 등의 성과에 따라 1~5단계로 평가하고 있다. 보육사의 전직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기업 넥스트비트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에게 일률적인 초봉제도를 폐지하고, 자격과 기술, 인턴 실적 등에 따라서 연봉이 420만에서 840만엔의 범위안에서 차별적으로 결정한다.

이처럼 기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조금씩 허물어지는 데는 젊은층의 인식변화도 작용하고 있다. 인재 소개업체인 제에이시 리크루트먼트에 따르면 IT엔지니어의 전직시 연봉은 올해 초에 2013년보다 40% 이상 상승했다. 쇼와여자대학의 야시로 나오히로 교수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보다 보다 높은 초봉을 원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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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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