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는 디지털미디어 사각지대

2019-06-07 11:12:05 게재

국회 입법조사처 분석

핸드폰 등 디지털 미디어 이용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가운데 그동안 어린이 및 청소년에 초점을 맞춰 온 정책이 영유아까지 확대해 맞춰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현황과 해외사례 및 개선방안' 보고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의 미디어 이용에 관한 규제는 방송 프로그램 등급제,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표시, 이용시간 제한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영유아를 별도의 연령대로 구분해 규제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에 대한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 대한 경각심을 요구하는 조사는 다수 나와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만3세 이상 9세 이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75.5%가 하루에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기의 과도한 미디어 이용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해 주의집중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조사도 나와있어 영유아의 신체적·정서적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전국 1만 가구의 만 3~69세 스마트폰(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과의존 조사에 의하면 만 3~9세 유아동 의 19.1%가 과의존 위험군이었다. 2015년 대비 6.7%p 증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3년 육아정책연구소가 수도권 지역의 만 0~5세 영유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TV이용률은 전체의 94.7%, 스마트폰 53.1%, 스마트패드 42.4%로 나타났다. 미디어 매체별 평균 최초 이용 시기는 TV 0.75세, 스마트폰 2.27세로 만 3세가 되기 전에 미디어 이용이 시작됐으며 최초 이용 시기가 0세인 경우가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가장 길었다.

특히 부모가 영유아기 자녀들에게 종종 사용하게 하는 스마트폰의 경우 중독 의심 사례가 조사되기도 했다. 중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영유아의 행동 특성으로는 "미숙한 감정 표현, 원만하지 못한 또래관계, 의사소통의 어려움, 공격성, 스마트폰 관련 분노발작 경향, 신체 발달 저하"등이다.

입법조사처는 영유아의 미디어 이용과 관련해 △유해매체물 표시 검토 △부모교육을 포함한 영유아 대상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부모와 보호자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영유아의 미디어 이용지침 등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지침을 통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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