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선사 경쟁력 확보위한 지원여력 충분하다"

2019-07-04 11:20:23 게재

투자·보증 여유 있어

수요 늘면 자본금 늘릴것

오는 5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정부가 지난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한 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탄생했다. 최근 현대상선이 세계 3위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현대상선 회생 지원작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내일신문은 초대 사장에 취임한 황호선 사장을 지난 1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공사 집무실에서 만나 그동안 성과와 한계,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었다.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국적 원양선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본확충과 금융조달에 1조6600억원, 중소선사의 경영 안정과 경쟁력 있는 선박 확보를 돕기 위해 선사가 가진 배를 공사가 매입한 후 다시 빌려주는 '세일즈 앤 리스백'(S&LB)으로 1조400억원 등 총 2조7000억원을 지원했다. 부산항 신항 4부두에 투자해 국적 원양선사가 항만터미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현대상선은 최근 새로운 해운동맹에 가입했다.

■현대상선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도 많은데

현대상선 안팎에서 국적원양선사의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현대상선 내부가 바뀌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진도 교체하고 실력있는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수혈, 조직을 개선했다. 이들이 최근 해운동맹 가입에도 큰 역할을 했다. 공사는 현대상선이 초대형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보증 등을 하고 있다. 부산신항만 터미널 지분을 다시 확보해 하역료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했고, 컨테이너 박스 사용료를 낮춰 원가경쟁력을 보강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대응해 현대상선의 선박들이 연내에 친환경설비를 완비할 수 있도록 상생펀드를 마련, 지원하고 있다. 국적원양선사는 해운이라는 산업과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살려야 한다. 현대가 초대형 선박을 인수할 때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중소선사들의 경영안정도 시급한 과제 아닌가.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머스크, 엠에스씨(MSC) 등이 아시아 역내 항로인 인트라아시아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시장을 운항하는 국내 중소선사들의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선사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개선하고 항로를 조정하는 등 구조조정 노력을 하면 이를 적극 뒷받침하려 한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 부문을 통합하고 있는데 공사는 이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통합작업이 잘 진행되도록 돕고 있다. 연내엔 통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선사들이 요구하는 자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나.

중소선사들이 공사를 더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 선자들의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공사의 자본금과 보증 여력을 충분하다. 수요가 늘어나면 자본금도 확충할 계획이다. 투자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사채 발행도 성공했다. 적정 시점에 또 공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공사는 선사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투자를 결단하면 그것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중소선사들 중 민간금융기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10곳에 불과했지만 공사가 자체 신용등급을 만들어 60개 선사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운업 불황이 10여년 지속되고 있는데 공사가 운영자금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는 도울 수 있다.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선사를 돕기 위해 선사의 배를 공사가 구입한 후 선사에 다시 빌려주는 세일즈앤리스백이 지금까지 870억원 가량 나갔는데 올해 16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필요하면 더 늘릴 수도 있다. 선사가 원가경쟁력이 있는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채무보증도 지난해 2000억원 가량 했는데 올해 더 확대할 것이다. 국적원양선사에 뒤지지 않는 규모로 할 것이다.

■ 선·화주 상생을 강조했는데 성과가 있나.

지난달 30일 선화주 상생미팅을 공사가 주선했다. 특히 컨테이너 부문에서 국적 화물 적취율을 높이기 위한 소통구조를 만들고, 화주들의 요구를 반영시키고 있다.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이 시장에 투입될 때를 대비해 국적화물 적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인원을 추가로 확보하나.

공사에 대한 선사들의 요구가 많아지면서 출범할 때에 비해 정원이 더 늘었다. 하반기 24명을 추가 채용해 정원 130명을 채울 것이다. 업무공간도 추가로 확보했다. 앞으로 해상운임과 선박매매 등 기존의 해운거래정보에 선사별 재무정보, 선대 운영정보 등을 결합해 데이터 기반 위기관리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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