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새벽배송' 약될까 독될까

2019-07-04 11:22:04 게재

소비자 편리함에 환호

업계 수익성 악화 요인

계속되는 불황을 돌파할 전략으로 유통업계는 '새벽배송'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가 증가하면서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추세다. 새벽배송은 어제밤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늘 아침에 배송 받는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크게 성장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까지 새벽배송에 뛰어 들고 있다.

SSG닷컴 새벽배송 차량. 사진 이마트 제공


새벽배송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새벽배송 선두주자는 '마켓컬리'다. 마켓컬리는 2015년 '샛별배송'이란 이름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후 소비자 입소문을 타며 회원 200만명을 돌파했고, 29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1500억원대로 올랐다.

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배송전쟁을 일으킨 쿠팡도 지난해 10월 '로켓와우'라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통합법인 SSG닷컴과 롯데쇼핑도 가세했다.

SSG닷컴은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10개구에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추가건설해 배송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기존 새벽배송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자재를 넘어 냉동·냉장제품 등 배송제품을 1만개로 확충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초기부터 논란이 돼온 과대포장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SSG닷컴은 40리터 친환경 보랭백 10만개를 자체 제작했다.

롯데슈퍼와 현대백화점, GS리테일도 새벽배송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 중이다. 홈쇼핑업계까지 새벽배송에 합세했다.

식품기업인 동원F&B는 지난 2월 '밴드프레시'를 선보이며 자사 식품몰인 동원몰에 기반을 둔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새벽배송이 유통업체 수익을 반감시키는 양날의 칼이 될 것 이라는 지적도 많다.

새벽배송을 위해 물류시스템에 드는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쿠팡과 마켓컬리는 상당한 매출상승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도 물류에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수익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배달 종사자의 노동환경, 물류비 절감에 따른 협력업체와의 갈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경쟁이 워낙 치열해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독점적 지위를 갖는 유통기업이 등장할 때까지 배송경쟁은 계속될 것"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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