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선택 '잘못된 것 아냐' 위로 됐으면"

2019-07-11 11:55:24 게재

박선숙 의원 '불법 리베이트 의혹' 무죄 확정

"3년 전 수사, 중간 표 잠식 우려한 정치 작용"

"허용된 범위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국민의당에 씌워진 오명과 싸웠다. 사법부의 이번 판결로 3년 전 평생 처음 3당을 선택해 준 국민들께서 '그렇게 잘 못한 것 아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박선숙 의원은 '스스로를 섬에 고립시켰다'고 말했다.

창당 2달 만에 치른 총선에서 전국단위 지지(비례대표) 2위와 38석을 얻으며 돌풍을 일으킨 정당이 하루아침에 '불법선거 정당'으로 전락했다. '정치적 사건'이라며 항변했고, 3년간 진행된 재판에서 거듭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물길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중심을 잃은 제3당은 사분오열됐고, 창당 2년만에 사실상 문을 닫았다. 국민의당에 참여했던 이들의 처지는 옹색했다. 총괄본부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었던 박 의원의 운신의 폭도 좁았다. 그는 "기소된 후 1심 무죄를 받기 전까지 1년간 당원권이 정지되는 등 제약이 많았지만 3년간 진력을 다했다"면서 "국민의당을 지지한 분들이 가졌을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위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정치적 의도가 있는 수사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목적이 작용했다고 본다. 국민의당은 한국당(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중간지대를 확보했다. 평생 1, 2번만 찍어온 유권자가 처음으로 3당에게 표를 준 길이 열린 것이다. 당시 여권 입장에선 자신들의 표를 상당히 잠식할 우려가 있는 정당을 그대로 두고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본다. 터무니없는 선관위 고발로 검찰 수사와 기소가 이어졌고, 저와 김수민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2번 모두 기각됐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당을 지지한 민의가 왜곡됐다'고 했는데

창당 두 달만에 제3당 돌풍을 일으킨 정당이 불법선거 정당이라는 오명을 썼다. '새롭고 다르게 하겠구나' 하고 지지했는데 선거가 끝나자 마자 리베이트 의혹이 터지니 얼마나 실망했겠는가. 평생 처음 3당에 표를 줬는데. 사법절차가 끝났지만 그때 씌워진 오명은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당도 어려움을 겪고 박 의원의 운신의 폭도 줄었다

대법원까지 3년이 걸렸다. 3심제 취지가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무죄를 입증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검찰이 기소권을 통해 피고인을 괴롭히는 식이 됐다. 3년간 감당해야 할 사법 절ㅊ차와 의정활동에 전력을 다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국민의당을 부인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거, 봐라'했고, 사건 이후 지지를 철회한 분들도 많다. 국민의당을 지지한 결심이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알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도 컸다. 한편으로 정치적 사건에 대해 정치권 안에서 '그럴 사람이 아니다'며 지켜주셨던 분들이 있어 '헛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치유될 수 없는 상처는 어쩔 수 없다.

■ 내년에 21대 총선이 있다. 1, 2당 주도성이 더 강해진 것 같은데. 제3당의 설자리가 있을까. 박 의원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다양하게 봐야하지 않겠나. 보수가 집권하고 있을 때 제3당 시도와, 진보성향의 정권 아래서 시도가 국민 눈에는 다르게 비칠 것이다. 그런데 첫사랑도 첫 결심도 한 번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물론 두번 결심하지 말란 법도 없지만. 개인적 입장이야,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직은 전할 때가 아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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