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생물, 유전자로 서식지 확인

2019-07-29 12:00:11 게재

환경부·국립생태원 연구

모래속 숨어 찾기 힘든

‘흰수마자’ 경로파악 용이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 사진 이상돈 의원실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 서식범위를 유전자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흰수마자는 평상시 모래 속에 숨어 있어 일반적인 채집 방법으로는 분포현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흰수마자는 4대강사업 뒤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보 수문 개방 뒤 다시 출현, 강 자연성 회복의 신호탄처럼 여겨지고 있다.

29일 내일신문이 단독 입수한 환경부의 ‘환경유전자를 이용한 흰수마자 유입 경로 및 서식범위 규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종보 상류와 하류 8개 지점에서 흰수마자 유전자가 2회 이상 검출, 해당 지역 위쪽에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 됐다. 상류는 △미호천 △미호천과 대청댐 사이 금강 본류 △금산군 제원면 금강 본류 등이다. 하류는 △정안천 △논산천 등이다.

제품 바코드처럼 세포 각각에는 유전자가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하천 물을 채수해 그 안에 있는 유전자를 분석, 하천 상류에 어떤 종이 살고 있는지 파악하는 식이다. 외국에서는 미생물 분석을 위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지 오래다.

이 방식은 육상에 사는 생물보다 일반적으로 물 안에서만 사는 어류에게 적용하기 적합하다. 한 예로 너구리 분변에서 검출된 유전자의 기원을 찾기는 힘들지만 물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사는 어류는 상대적으로 확인하기 쉽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국립생태원은 5~7월 금강 본류 7지점과 10개 지천(미호천 갑천 유동천 정안천 유구천 대교천 용수천 지천 논산천) 15지점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지역의 원수를 1ℓ씩 3지점을 채수한 뒤 흰수마자 종에 특이적으로 반응(증폭)하도록 한 분자마커를 통해 판별을 했다. 흰수마자 유전자가 검출 됐을 때 반응하는 RCP(중합효소 연쇄반응. 미량의 DNA를 수십만 배로 증폭시키는 방법) 횟수가 낮을수록 서식 가능성이 높다.

수심 10~50cm 사이에 가는 모래층이 발달된 평여울에 주로 사는 흰수마자는 낙동강 임진강 한강 금강에 서식하는 게 확인된 바 있다. 금강의 경우 1980년대 세종보 인근인 충남 연기군 금남면에서 출현했다. 인근 미호천에도 서식 기록이 있다. 2000년대 초에는 대전에서 부여까지 금강 본류에서 폭 넓은 범위로 서식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공주시 인근 금강 본류와 유구천 등 일부 지천에서만 채집한 기록이 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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