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찾은 '저출산 해법' 한자리에

2019-07-31 11:38:58 게재

행안부 우수시책 경진대회 '인기'

경북 청년마을, 서울중구 돌봄교실

경북도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촌에 청년들을 불러들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경북형 '이웃사촌시범마을'이다. 일자리와 주거 복지 체계를 고루 갖춘 농촌마을을 조성해 청년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 중구는 '학교는 교육을 담당하고, 지자체는 돌봄을 책임지는' 중구형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오후 8시까지 전문강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간식과 저녁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30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지방자치단체 저출산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대표 사례다.

이번 행사는 행정안전부가 정부 저출산 정책에 맞춰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지자체의 대표적인 저출산 극복 사례를 소개하고 다른 지역에 전파하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로 네 번째 열린다. 올해 경진대회에서는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경북도가 최우수상, 서울시가 우수상, 충남도가 장려상을 받았다. 또 시·군·구에서는 서울 중구가 최우수상을 받았고, 강원 영월군과 전남 광양시, 경남 거제시가 우수상을 받았다. 충북 청주시와 충남 당진시, 전남 진도군은 장려상을 수상했다. 수상 지자체들에는 총 10억원의 특별교부세가 지원된다.

최우수상을 받은 경북도 청년마을 조성사업은 도와 의성군이 안계면 일원에 2022년까지 1743억원을 들여 일자리 창출, 주거단지 조성, 생활여건 개선, 마을공동체 사업 등을 한다. 우선 농업과 문화예술 분야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식품산업클러스와 반려동물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만든다.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마을 리모델링, 주택과 아파트 건립 등 청년 친화적 도시재생사업도 함께 한다.

청년들이 일하게 될 스마트팜은 10월쯤 완공된다. 펫 카페와 교육·체험장, 도그 풀장 등을 갖추게 될 반려동물문화센터는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3월 문을 연다. 부지 28만㎡에 조성하는 특화 농공단지는 기본설계를 마치고 입주기업 물색에 들어갔다. 주거시설도 임시로 확보해 청년에게 제공하고 이들이 정착하면 30∼50가구 규모 신규 주거단지를 신속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해 설계 공모로 청년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입힐 방침이다. 1단계 사업으로 2022년까지 약 100가구 규모 특화 주거단지를 만든다.

청년들이 가정을 꾸리고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보육과 교육, 문화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안계면에 있는 군립어린이집 시설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1월 문을 연 출산통합지원센터는 아이 돌봄, 산모건강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서울 중구가 돌봄사업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구가 직접 홍인초등학교 내 3개 교실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돌봄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실제 서울 중구의 맞벌이가정 아동은 2703명인데 돌봄기관 수용인원은 866명(32%) 뿐이다. 돌봄 문제가 자녀 양육의 심각한 걸림돌이 된 것이다.

우수상을 받은 지자체 사례도 눈에 띈다.

서울시 '행복한 임신, 아이좋아'는 남녀 건강출산 지원을 위한 사업이다. 지난해 4개 자치구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올해는 12개 자치구에서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25개 전 자치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신 위험요인 자가진단 및 상담, 건강검진, 종합비타민 지원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강원도 영월군의 '우리마을 119 아이돌봄터 사업'은 읍면별로 설치돼 있는 119센터를 돌봄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영월군은 교육시설 47곳 중 24곳이 영월읍에 밀집해 있어 사각지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월군이 찾아낸 방법이 119센터다. 읍변별 119센터 유휴공간을 활용해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성 의용소방대원을 대상으로 돌모미 양성교육을 실시해, 인력 문제를 해결했다.

이 밖에도 전남 광양시는 전국 최초로 어린이보육재단을 설립, 저출산 문제를 지역사회 공동체가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전국 최초로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를 도입, 통학차량 갇힘사고 예방에 나섰다. 경남 거제시는 생활밀착형 임산부·다자녀가족 할인점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려상을 받은 충남도와 광주 광산구, 충북 청주시, 충남 당진시, 전남 진도군도 특색있는 사업으로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현기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이번 저출산 시책 경진대회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아이디어와 창의적 노력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우수사례 발굴·확산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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