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수업을 바꾸는 교사들│2019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삶과 연결시킨 융합수업 … 교실혁명 통한 공교육 혁신 진행중"

2019-08-09 11:29:36 게재

자유학기제 수업 "고교학점제 밑거름으로 충분"

교사 역량강화 절실… 부모도 공감, 신뢰도 높여

"'왜 수학을 배워야 하나요?'라는 학생들의 질문이 미세먼지, 최저임금 등 실생활과 연계한 수업구상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유영(울산 진장중학교. 교과수업개선분과) 수학교사가 '수학으로 세상풀기'라는 프로젝트 수업과정을 소개했다. 장 교사는 학생들이 포기하고 싶은 과목 1위인 수학을 가장 재미있는 수업으로 바꿔냈다. 비결은 삶과 연결시킨 융합수업 과정에 있다.

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교사들이 '2019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 시연회를 하고 있다. 사진 교육부 제공


미세먼지 수치를 통계로 풀어내고 이를 공기청정기에 접목시켜 가상의 판매까지 이어간다. 2013년과 2018년 생필품 가격 및 최저임금을 양, 음의 부호로 비교하여 가계부를 만들고 토론한다. 하루 에어컨 소비전력과 전기요금을 문자로 표현하고, 방정식을 활용해 에어컨 가동시간을 계산한다. 모두 수학 수업시간에 벌어진 과정이다. '올림픽 중계화면 이해하기' '계단의 높이와 안전' '생각을 Show 하라' '수학 시간에 시를 쓰다' '그림으로 만나는 수학자' 등 과거 수학시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업내용들이다. 협력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수학용어와 이론을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생태 인문학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실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프로젝트 수업으로 개발해 운영한 결과, 아이들은 수학수업 재미에 푹 빠졌다.

장 교사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수학수업에 대한 흥미와 의사소통, 지식정보처리, 문제해결 등 핵심역량을 키운다. 수업을 마치면 프로젝트 주제별 평가 계획을 세우고, 과정형 평가를 통한 기록을 한다. 학생성장을 종합적으로 도울 뿐 아니라 자녀 수업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이해, 교육신뢰도를 높이는 일석삼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업명장 시상하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 교육부 제공


◆꾸준히 진화하는 자유학기 수업 = 7~9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2019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가 열렸다. 전국 수업명장들과 교사, 학부모 등 35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는 수업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미래 교육방향을 진단했다. 미래교육방향은 중학교 자유학년제가 미래교육의 핵심이 될 고교학점제와 연계하는 방안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재미를 느끼고, 실제 삶 속에서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자유학기활동분과 연구대회 수상자인 조창현(인천 만수북중학교) 교사가 수업과정에서 느낀 고민을 발표했다. 인천 만수북중학교는 수학으로 3D 영상을 만들었다. 영화관에서만 보던 3D 입체 영상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다. 수학적 개념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화면 속에 보이는 개체의 크기와 모습, 위치가 달라지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했다. 반비례 관계, 좌표평면, 부채꼴의 중심각과 호의 길이, 일차함수, 제곱근 등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응용력을 키워나갔다. 조 교사는 "수학 과목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무엇보다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수업을 구성했다"며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지역축전에 출품하고 주민들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체험 기회가 없는 2,3학년 학생들을 위해 동아리 활동을 펼쳤다.

대구 경서중학교는 학생 중심 활동을 높이고 학생과 교사가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그 결과 자유학기 운영의 핵심을 교실 수업 개선과 학생의 성장을 기록하고 관찰하는 과정중심 평가로 자리 잡았다. 1학년 자유학년제에 이어 2학년을 자유학기-연계학기로 운영, 3학년을 진로에 초점을 둔 포스트(post)-자유학기로 운영하면서 자유학기 모델을 창조시켰다.

자유학기 수업 성공 기원. 사진 교육부 제공

◆미래사회에 대비한 핵심역량 = 자유학기제 교실수업은 해가 갈수록 교사들의 손을 거쳐 진화한다. 올해 수업콘서트에서도 다양한 교실수업 변화 사례가 쏟아졌다. 학부모들은 자유학기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사례발표를 지켜보면서 질문을 이어갔고 수업시연회가 끝나면 박수로 격려했다.

수업콘서트에 참석한 학부모 A(경기도 군포시)씨는 "이번 수업콘서트 키워드인 '잇다'처럼 수업과 삶을 연결한 것이 마음에 든다"며 "중학교 2학년인 딸과 2학기 수업을 어떻게 할지 토론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업콘서트에 참여했다.

이날 수업콘서트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강원도 평창)" "수업변화 아이디어는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경남 창녕)" "염광중 김유경 교사의 열정과 인성에 반했습니다(경기도 포천시)"라며 소감을 적었다.

유은혜 부총리

교육부는 자유학기 수업의 우수한 활동 사례를 발굴하고 미래사회에 대비한 핵심역량을 기르는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교과수업 개선, 자유학기 활동, 학교교육과정 운영 등 3개 분과 총 89편이 우수사례 후보로 선정됐다.

'생각과 소통으로 표현하고 실천하는 재미있는 미술수업' '진정한 배움으로 국어과 역량을 키우는프로젝트 수업' 융합으로 '생', '생'한 교실 만들기, 'TIMS모형을 활용한 조물조물생각 공.작.소.(共.作.疏.)''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미래 인재 육성하기' 등 다양한 주제로 활동을 펼쳤다.
정부가 바뀌면서 지난 정부에서 시행한 정책(자유학기제)은 없어질 거라는 우려가 현장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현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자유학년제로 발전시키며 공교육 변화의 기틀로 삼으며 현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자유학기 수업을 주도하는 교사들은 "교실수업 변화가 고교학점제 밑거름으로 충분하다"며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중학교 뿐 아니라 고교 교사들의 역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9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했다. 주요 수업 시연은 교육부 유투브(YouTube) 채널인 '교육부 TV'를 통해 실시간 중계한다. 또한 행사 모든 세션은 동영상으로 제작해 자유학기제 홈페이지(www.ggoomggi.go.kr)에 올린다.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수업콘서트 시상식에서 "한국 교육은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되면서 미래인재 육성과 고교학점제 융합의 기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이러한 변화는 학생이 주인이 되는 수업, 살아 움직이는 교실을 만들어가는 교사들의 역량과 노고 덕분"이라며 "교육 혁신의 주체인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자유학기제를 비롯한 교실수업의 변화가 학생들의 즐거운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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