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동네 할배'가 가르친다

2019-08-19 11:19:22 게재

영등포구 중·고생 교실

지역 노인이 재능기부

서울 영등포구 노인들이 이웃 청소년들에 당구와 바둑을 가르친다. 영등포구는 1·3세대가 소통하면서 청소년들이 건전한 스포츠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동네 할아버지에게 배우는 당구·바둑교실'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여러 종목 가운데 신체·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당구와 바둑을 선택했다. 경험과 연륜이 풍부한 노인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다년간 쌓아온 실력을 전수한다.

이색 강의가 진행되는 장소는 여의도동 '언더랜드'. 여가·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청소년들 의견을 받아들여 낡은 지하도를 새롭게 꾸민 '자율문화공간'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이후 동아리실 북카페 오락실 소극장 등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당구교실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열린다. 당구의 기원부터 장비, 기본자세와 운동 예절 등 기초지식 교육이 예정돼있다. 당구대에서 실전을 통해 감각을 익히고 실력을 키우는 과정도 이어진다. 구 관계자는 "당구는 집중력과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며 게임을 할 때마다 2㎞ 가량 걷는 전신운동 효과가 있다"며 "국제스포츠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바둑교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된다. 기본 규칙과 예절, 수 읽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치밀한 연산능력을 필요로 하는 바둑을 즐기면서 암산능력이나 판단력 논리력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수업은 한달 주기로 진행되는데 종목별로 5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여를 원하는 중·고등학생과 노년층 모두 언더랜드에 신청하면 된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역 어르신과 청소년들이 게임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라며 "두 세대가 건전하게 스포츠를 가르치고 배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의 02-3775-4042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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