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지자체 대표상품 | 경기 수원시 '스마트 레인시티'

빗물 재활용해 열기 식히고 먼지도 줄인다

2019-08-21 11:34:07 게재

빗물저장고 9곳에 4만8050㎥ 저장

노면살수시스템·빗물주유기 설치

폭염특보가 발령된 20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종합운동장 사거리. 바깥기온이 33도를 오르내린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하지만 1번 국도 종합운동장 사거리를 지나 영화초등학교 사거리 구간(230m)에 들어서자 왕복 6차선 도로가 비를 맞은 것처럼 젖어있다. 중앙분리대에 '자동노면살수시스템'을 설치해 도로 양방향으로 물을 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물은 종합운동장의 빗물저장고에 모아둔 빗물을 활용한다.

수원시 전역을 다니며 물을 뿌리는 노면살수차 역시 곳곳에 모아둔 빗물을 사용한다. 수원에는 운동장 공원 등 공공시설에 빗물저장고 9개(저류용량 4만8050㎥)가 설치돼 있다. 지홍진 수원시 물순환관리팀장은 "폭염·미세먼지·오존 주의보가 발령되고 최고기온 30도가 넘을 경우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자동으로 빗물을 분사한다"며 "지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춰주고 도로를 깨끗이 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1번 국도 수원종합운동장 사거리 도로에 설치된 빗물노면살수시스템(쿨링로드)이 도로 양방향으로 물을 뿌려주고 있다. 곽태영 기자


◆조명래 환경부장관도 '그린빗물인프라' 호평 = 올 여름 '물 고을' 수원시의 '스마트 레인시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물 자급률 10.7%로 전국 평균(15%)보다 낮은 '물 부족' 도시였던 수원시는 다양한 빗물 재활용시스템을 구축해 '물 순환' 선도도시로 떠올랐다. 국내는 물론 해외 도시에서도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조명래 환경부장관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일원에 조성된 빗물저장고를 활용한 원격살수시스템과 빗물주유소 등 '그린빗물인프라'를 직접 둘러보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 장관은 국비지원을 약속하고 수원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레인시티 프로젝트'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민선 7기 공약사업이다. 수원시는 올해 종합운동장 사거리에서 영화초교 사거리 구간에 '자동노면살수시스템'과 빗물주유기를 설치했다. 광교신도시 중앙공원 등 3곳에 빗물주유기를 추가로 설치해 자동노면살수시스템 3곳, 빗물주유기 6대를 현재 운영 중이다. 자동노면살수시스템은 여름엔 열섬현상을 완화해주고 겨울엔 친환경 융설제를 사용해 제설효과는 물론 교통사고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도로변에 설치된 '빗물주유기'는 살수차 등에 물을 신속하게 공급해 준다. 터치스크린 시스템으로 돼 있어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일반시민도 시에 인터넷 등을 통해 신청하면 빗물을 쓸 수 있다.

◆빗물상품 상표출원, 국제환경상 수상도 = 수원시가 빗물 재활용에 나선 것은 2009년 '물 순환 관리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부터다. 2014년 환경부 시범사업으로 장안구청 마당에 투수블록, 빗물침투도랑, 빗물저류조(300㎥), 땅속 침투수로 등을 설치했다. 2016년엔 시청사 담장을 허물고 빗물 정원과 빗물교통정원을 조성했고 2017년엔 '그린빗물인프라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는 빗물관리정책의 독창성 확보를 위해 '레인시티'에 대한 업무표장 1건과 빗물관련 상품 5건을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했다. '스마트 레인시티 수원' 프로젝트는 지난해 '더 그린 오가니제이션'이 주관하는 '그린월드 어워즈 2018'에서 혁신부문 은상, 세계적 권위의 국제환경상 '2018 에너지 글로브 어워드 국가상'에 잇따라 선정되기도 했다.

'레인시티' 사업에는 시민과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시는 각 가정에서 '빗물 저금통'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의 90%(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89개의 빗물이용시설을 민간에 보급했다. 현재 수원시에 설치된 공공·민간 빗물저장시설은 모두 316개에 이르고, 이들 시설에서 약 10만7000㎥의 빗물을 재활용했다. 이를 상수도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2억14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본 셈이다.

지난 6월에는 수원 영통구와 삼성전자 글로벌 EHS센터(환경안전총괄)가 '환경(살수) 용수 공급을 위한 업무 협약'을 했다. 삼성전자가 사업장에 중수도 시설을 증설해 수원시에 환경용수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레인시티 사업은 도시 물순환 회복은 물론 시민과 자연이 행복한 환경수도 수원으로 나아가는 핵심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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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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