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지자체 대표상품 | 대구 중구 '대구문화재 야행'

근대문화 자산에 스토리 입혀 200만명 관광

2019-08-22 12:47:32 게재

밤에 활기찾는 역사와 문화투어 인기

'지붕없는 박물관' 대표관광브랜드 정착

지난 20일 오후 도심 체감온도가 33도에 이를 정도로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데도 대구시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대만 독일 등 외국인 개인 관광객과 10~20여명 단체관광객이 근대문화유산을 감상했다.

청라언덕은 '동무생각'의 노랫말 배경이다. 또 동산에 세워진 최초 선교사집인 블레어주택 등 1900년대 초 지어진 서양식 주택이 고스란히 보존돼있다. 언덕에서 내려가는 90계단길(3.1만세운동길)에서는 계산성당 약령시 등이 내려다 보인다.

대구시 대표관광상품으로 연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참여하는 2018년 대구문화재야행.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구 도심을 걷고 있다. 사진 중구청 제공


청라언덕에서 화교협회까지 총 1.64㎞는 중구가 자랑하는 대표 근대골목투어 2코스다. 1900년대 전후반의 역사문화유산들이 몰려 있다. 중구에는 2~5㎞에 이르는 5개 근대골목투어 코스가 있다. 근대골목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선정한 2012년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 100곳',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이후 '한국 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는 등 대구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구가 근대골목에 깃든 역사와 문화유산, 스토리 등을 관광상품화한 것은 지난 2016년 문화재청의 문화재야행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다. 그해 8월 이틀간 열린 골목투어에는 5만4210명이 참가, 전국 10개 도시에서 개최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근대골목투어에서 파생된 문화재야행은 야간관광 불모지 대구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구는 이듬해 관람시간을 연장하는 한편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청사초롱 야경투어, 각각의 문화재를 돌아보면서 문제를 풀고 상품도 받을 수 있는 '근대골목보물찾기게임' '스탬프투어'도 추가했다. 이 행사에는 6만6044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야행에서는 모던보이 결혼식, 선교사의 하우스 파티라는 콘텐츠를 처음 선보였다. 지역 최초의 서양식 결혼식이 옛 교남YMCA회관에서 열렸던 점과 서양 문물을 전파하고 근대 교육과 의료의 시초가 됐던 선교사들이 주택 앞마당에 사람들을 초대해 공연과 파티를 벌인데서 착안했다.

근대골목투어가 처음 시작된 2008년 287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은 매년 두배 이상 증가했다. 2012년 6만명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2016년 문화재야행 프로그램이 성공하면서 2017년과 2018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문화재야행은 23일과 24일 약령시와 청라언덕 일원에서 열린다. '1919 다시 만나는 그날 밤'을 주제로 1910년대 대구 골목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배경으로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근대기 모습을 선보인다.

100주년을 맞은 3.1만세운동 관련 행사가 핵심이다. 3.1만세운동과 옛 근대골목을 주제로 한 뮤지컬 마당극, 독립운동가 테마투어, 이상화 시낭송 체험 등을 통해 대구에서 펼쳐진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한다.

류규하 구청장은 "새로운 골목투어코스를 발굴하면서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 적체구간 등을 상시 관리해 관광객과 주민들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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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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