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시험 부정행위 '여전'

2019-09-24 11:34:23 게재

전국 면허시험장에서 6년 동안 120건 적발

운전면허시험 응시자 부정행위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서면허시험장에서 응시자 부정행위가 최근 6년 동안 가장 많이 적발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무소속 정인화 의원(전남 광양곡성구례)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응시자 부정행위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운전면허시험장에서만 120건 적발됐다. 시험별로는 학과(필기)시험 부정행위가 1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기능시험(14건)과 도로주행시험(6건)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휴대전화에 시험문제를 저장해 보거나 정답을 전송받은 부정행위가 가장 많았고, 기능과 도로주행 시험에선 대리응시가 주로 적발됐다. 시험장별로는 서울 강서면허시험장에서 적발한 사례가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산 북부시험장 10건, 제주시험장 9건이었다.

부정 응시자는 도로교통법 84조 2항(부정행위자 조치)에 따라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2년 동안 응시자격이 제한된다. 또 조직적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별도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사설 운전면허학원이 단속의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지적은 기능과 도로주행시험 적발건수가 학과시험에 비해 너무 적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운전면허시험은 교통안전교육과 신체검사, 학과와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 등으로 이뤄진다. 이중 운전면허시험장에선 학과와 기능, 도로주행 시험이 모두 가능하다. 반면 사설 운전면허학원에선 기능과 도로주행 시험만 치른다. 지도점검은 도로교통공단이 운전면허시험장을, 지방경찰청이 사설 운전면허학원을 각각 맡고 있다. 운전면허시험장은 전국에 27개가 있고, 사설 운전면허학원은 300여 곳이 넘는다. 정인화 의원은 "기능과 도로주행 시험이 대부분 사설 운전면허학원에서 치러지는데 비해 단속 건수가 학과시험에 비해 9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사설 학원에 대한 엄정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마다 두 차례 실시하는 전수 점검과 학원 담당을 통한 상시 점검을 통해서 최근 6년 동안 위반 항목 43건을 적발했다"며 "운전학원의 부정면허 발급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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