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의 부활? 3년간 50조원 투자

2019-09-24 11:28:44 게재

공격적 인수합병·설비투자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히타치 제작소가 되살아나고 있다. 기업의 상징도 가전부문에서 건축과 토목사업으로, 앞으로 인공지능(AI) 등의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히타치는 향후 3년간 5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히타치가 '공세적 성장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면서, 2022년 3월까지 4조5000억엔(49조95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투자액인 2조1000억엔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이 신문은 히타치가 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엔을 조달하고, 지금까지 영업이익 등으로 확보한 유보금 등을 합쳐 투자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주력 부문과 상호출자한 주식 등도 8000억엔 가량 매각한다. 니시야마 최고재무책임자는 "상호출자는 아주 없애기는 어렵지만,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부채를 줄이는 등 투자를 자제해 왔다"면서 "히타치가 부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레버리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바뀌고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히타치가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 3월 말 현재, 총 부채가 1조엔 규모로 줄어드는 등 3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부채규모를 보이면서 AA급으로의 신용등급 상승도 작용했다.

실제로 히타치는 2000년대 기존의 주력 사업인 가전부문이 무너지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2010년 반도체 부문을 매각했고, 2012년 하드디스크와 중소형 LCD부문을 팔았다. TV 생산도 중단했다. 히타치는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가전회사에서 건물과 철도, 도시 시스템을 수출하는 회사로 변모했다. 히타치는 현재는 IoT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2009년 22개였던 상장 계열사도 4개사로 줄었다.

한편 히타치는 향후 3년간 인수합병(M&A)에 2조5000억엔을 투자한다. 스위스 ABB의 송배전 부문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1조엔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일본 밖의 괜찮은 IT사업에도 눈을 돌린다. 사물인터넷(IoT)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도 2조엔을 투자할 예정이다. 공장의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로봇 산업 등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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