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베트남 진출 기업·지자체 도우미

2019-10-02 11:11:47 게재

10일 용산아트홀서 빈딘성 투자설명회

맹호부대 주둔지 퀴논과 23년 우정

서울 용산구가 베트남 진출과 투자를 원하는 기업과 지자체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달에는 베트남 빈딘성 투자설명회를 주최하고 연말에는 산업투자실사단을 현지에 파견한다. 빈딘성 성도 퀴논시와 23년간 쌓은 우정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1일 서울시청 기자실을 찾아 빈딘성 투자설명회를 소개했다. 성 구청장 옆은 용산구에서 교환 근무를 하고 있는 퀴논시 공무원 타오씨와 찌에우씨다. 사진 용산구 제공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빈딘성과 주한 베트남관광청,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함께 10일 이태원동 용산아트홀에서 빈딘성 투자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빈딘성은 4대 분야 28개 프로젝트를 통해 8억9000만 달러(약 1조230억원) 투자유치를 희망한다. 현지 사절단 40명이 용산을 찾아 투자환경과 '논호이 경제특구', 한국기업 유인책, 투자 성공사례를 설명한다.

빈딘성은 베트남 중부 해안지역에 위치한 대표 산업도시다. 철도·국도를 통해 베트남 국내는 물론 이웃나라 라오스·캄보디아와 바로 연결되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2개 국제무역항, 국제선이 취항하는 하늘길(푸캇국제공항)까지 보유하고 있다. 내년 1월 우리나라 직항노선도 열린다. 천혜의 자연환경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은 퀴논시를 '겨울 인기지역 10'에 꼽았다.

투자설명회 자리에는 빈딘성에 진출한 기업이 참여해 앞선 경험을 공유한다. 용산구는 두 기업에 투자인증서를 전달하고 '빈딘성 투자협력·관광교류 증진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12월에는 국내기업 산업투자실사단을 현지에 파견하고 내년 1월 푸캇공항 취항 기념행사에도 힘을 보탠다. 베트남 정부와 함께 한·베 기업회의도 정례화할 예정이다.

용산구는 앞서도 우리 기업과 지자체를 베트남 정부·빈딘성과 연계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달 강원도 양구군이 농번기 인력확보를 위해 빈딘성을 찾았을 때 용산구가 다리를 놨고 국내 굴지의 기업이 성장현 구청장에 도움을 요청,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성 구청장과 용산구가 '베트남으로 통하는 지름길'이 된 셈이다.

용산구와 퀴논시간 23년 우정이 밑바탕이 됐다. 퀴논시는 1965년 베트남전쟁 당시 용산에서 창설된 맹호부대가 주돈했던 곳으로 출발은 악연이었다. 하지만 1992년 한·베 국교수립 이후 참전했던 군인들이 도시간 우호교류를 제안했다. 1996년 용산구의원이던 성장현 구청장이 대표단으로 퀴논을 방문하면서 인연이 깊어졌다. 성 구청장은 민선 2기까지 퀴논과 교류에 힘을 실어오다 민선 5기 구청장이 되면서 한층 강화했다.

2013년 퀴논시립병원에 들어선 백내장치료센터는 도시간 교류 결실 가운데 하나다. 백내장은 베트남에서 실명 원인 1위인데 지금까지 거쳐간 환자만 4000여명에 달한다. 2011년부터는 매년 한명씩 퀴논시가 추천하는 우수 학생 한국유학을 지원하고 있고 2012년부터는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8년간 새 집 19채가 들어선 프억미마을은 '용산·퀴논 우호문화마을'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유치원 설립을 지원했다.

국제교류사무소 개설과 공무원 상호 교환, 퀴논 세종학당 설치, 이태원 '퀴논길' 조성, 퀴논시 안푸팅 중심가에 '용산거리' 조성도 도시간 교류 성과다. 성장현 구청장은 지난해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을 받았다.

용산구는 올해 구 대표축제인 '이태원 지구촌축제' 주빈국으로 베트남을 초청했다. 개막식 특별공연에 베트남 국립공연단이 참여하고 퀴논길에는 베트남 전통 등을 내걸어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다낭처럼 꾸민다. 성장현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벤처기업이 베트남 태양광사업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고 베트남관광청 이태원간광특구연합회와 관광·문화교류 협약도 맺었다"며 "경제·관광분야로 교류 폭을 확대, 도시외교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