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쇠퇴, 일시적인가 장기적인가

2019-10-02 11:36:29 게재

트럼프 취임 뒤 줄곧 하락

최근 공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보유고 구성통화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말 기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하는 외환보유고가 전 분기 대비 1.1% 늘어난 11조7000억달러였다. 달러 표시 외환보유고는 액수면에서 0.7% 오른 6조7900억달러였다.

하지만 총 구성통화 중 달러 비중은 61.63%로, 전 분기 61.86%에서 하락했다. 이는 수년 동안 점진적인 흐름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달러 자산을 줄이고 다른 통화 자산을 늘렸다.


1970년대 거시적 흐름과 비교하면 최근의 달러 비중 흐름은 상대적으로 소소하다. 하지만 61.63% 비중은 2013년 말 이후 최저치다.

달러 외환보유고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미국채와 달러로 표시된 회사채, 기타 금융자산을 아우른다. 반면 연준이 보유하는 미국채와 모기지증권은 IMF 외환보유고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준이 보유한 외국통화 자산은 기타 통화에 포함된다. 연준은 약 206억달러어치의 외국통화 자산을 갖고 있다. 중국이 3조1000억달러어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크게 비교된다.


달러 비중은 매우 느리게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패권을 쥐고 있다. 대략 20% 비중인 유로화는 거의 변동이 없고, 기타 통화들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변화를 보였다.

유로화가 공식 법정통화가 된 2002년 달러 비중에 변화가 컸다. 2001년 71.5%에서 2002년 66.5%로 하락했다. 하지만 달러와 맞먹는 지위를 노렸던 유로화는 2019년 2분기 기준으로 20.3%다.

엔화의 비중은 2015년 3.5%에서 현재 5.4%로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를 제쳤다. 2016년 10월 IMF 통화바스켓(특별인출권)에 포함된 중국 위안화는 2016년 1.07%였지만 올해 2분기말 1.97%를 기록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적은 비중이다. 하지만 3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라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를 제쳤다.


모든 중앙은행이 IMF에 외환 구성을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개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4년만 해도 구성통화가 공개된 건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59%였지만, 올해 2분기 현재 94%로 상승했다.

미국은 전 세계 최대 무역적자국가다. 그리고 기축통화를 갖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기축통화를 갖는 조건으로 전 세계 국가들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2위 통화 유로화, 3위 통화 엔화의 경우 이들 통화를 가진 나라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다.

온라인매체 울프스트리트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 행정부가 쉽사리 무역적자를 메울 수 있다"며 "30년 전에 시작된 대규모 무역적자는 지속적으로 부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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