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발전자회사, 태양광·풍력 투자실적 저조

2019-10-10 10:56:49 게재

4733억원 출자, 이익 -0.8%

한국전력 산하 발전자회사들의 태양광 및 풍력발전 업계에 적잖은 돈을 투자했지만 본전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자회사 6곳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발전자회사들은 2018년 말 현재 태양광·풍력 발전회사 40곳에 출자 형식으로 4733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기간은 평균 4.9년이다. 그러나 투자이익률은 –0.8%를 기록, 적자였다.

평균 투자기간 5.7년인 풍력발전 사업의 경우 총 23개 업체에 2900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총 장부가액 2413억원에 투자이익은 306억원을 기록, 투자이익률이 –6.2%에 달했다.

그나마 태양광사업에서는 총 17개 업체에 1833억원이 투자됐고 장부가액 1944억원, 투자이익금 31억원을 기록해 이익률이 7.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 역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도 못 미쳐 사실상 손해본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발전사가 출자한 신재생 출자법인 중에는 자본잠식에 빠지기 시작한 회사도 16곳에 달했다. 남동발전은 7년 전 미국에 'KOSEP USA'라는 풍력발전회사를 설립해 356억원을 투자했으나 현재 완전 자본잠식상태고, 남부발전은 대정해상풍력에 52억원을 출자했으나 장부가액이 27억원으로 49%의 손실을 봤다는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하락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태양광 REC 가격은 2016년 10월 정점을 찍었으나 현재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풍력도 급락한 상태"라며 "발전자회사들의 투자수익과 재무구조는 계속 악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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