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불산, 탈일본 초읽기

2019-10-18 11:29:09 게재

국내공장 신·증설 추진

중국·대만산 순도 향상

디스플레이용에 이어 반도체용 불산의 탈(脫)일본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반도체용 불산은 국내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각각 일본 스텔라와 모리타에서 수입해 가공 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초 일본의 수출규제로 수입이 막히자 대체방안 마련에 주력해왔다.

솔브레인은 충남 공주에 소재한 불산 생산공장 증설에 들어갔다. 솔브레인은 공장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5만톤 규모의 불산을 생산하게 된다. 기존 공장 생산규모는 2만5000톤이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국내공장 신설을 검토하는 한편 발 빠르게 중국·대만산 대체제를 확보했다. 당초엔 중국·대만산 불산의 품질이 떨어져 국내 생산라인에 투입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수입다변화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부터 중국·대만업체에 기술지도를 실시해 순도(물질이 화학적으로 얼마만큼 순수한가를 나타내는 정도)가 90% 이상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품은 현재 국산화테스트를 마치고 양산라인에 본격 투입됐다.

일본 규제 이후 램테크놀로지도 중국산 불산을 들여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불산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표면을 세정하거나, 패널이나 회로를 원하는 모양으로 식각하는데 사용한다. 이외에 일부는 첨가제를 혼합해 실리콘 산화막 두께를 줄이는데 쓰인다.

일반적으로 액체형은 불산, 기체형은 불화수소로 구분한다.

두가지 형태 모두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데, 액체형은 7월 이후 현재까지 수출허가가 한 건도 나지 않았다. 수입양은 액체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7월 이후 십수회 이상 지속적으로 서류보완 요구를 하고 있다"며 "요구하는 내용도 통계기준이나 문구변경 등 소소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허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국내공장 신증설이 완료되고, 중국·대만산 제품의 순도가 조금만 향상되면 100% 탈일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용 불산의 경우 UN무기금수국가에서 적용되는 9종의 서류제출을 요구하는 등 4대 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보다 (한국에 대해)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용 불산은 반도체용보다 순도 기준이 낮아 상대적으로 국산화·탈일본 속도가 빨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용 불산 순도는 99.9999999999(트웰브 나인)라 불릴 만큼 디스플레이용보다 불순물관리가 엄격하다"며 "구체적으로는 메탈이온 관리를 반도체용은 PPT(트릴리언, 1조), 디스플레이용은 PPB(빌리언, 10억) 수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메탈이온은 중금속 경금속 등 20~30개 종류의 관리금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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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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