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헬기 가동률 갈수록 하락

2019-10-21 11:39:28 게재

노후에 따른 잦은 정비

19대 중 20년 이상 9대

경찰청이 치안수요 확대에 따라 헬기 운항시간을 늘리고 있지만 노후에 따른 잦은 정비로 가동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납치 용의자 추적 및 검거, 응급환자 이송 등 치안수요 확대에 따라 헬기지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헬기지원은 지난 9월까지 1474회, 2695시간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94회(560시간)나 늘어난 수치다. 내년 목표도 2738시간으로 높게 잡았다.

하지만 헬기 노후에 따른 정비 때문에 가동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재 경찰 헬기는 모두 19대. 이 중 20년 이상 된 헬기가 9대다. 심지어 30년 이상 된 것이 3대나 있어 올해 1대를 폐기할 방침이다.

정비는 헬기를 완전 분해하는 정기 정비와 자체 정비로 나뉜다. 외부에서 이뤄지는 정기 정비는 보통 수개월이 걸리고, 자체 정비는 하루에 이뤄진다. 최근 3년간 결함 발견 건수는 2016년 82건, 2017년 102건, 2018년 112건으로 증가 추세다.

이로 인해 헬기 가동률이 2016년 77%에서 2017년 74%, 2018년 66,12%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8월 해병대 마리온 헬기가 추락하면서 경찰청이 보유 중인 같은 기종 헬기 4대가 5개월이나 운항을 정지하면서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경찰청은 하루 1~2시간 정도인 운항시간을 두 배 정도 늘리면 증가하는 헬기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운항시간이 늘어나면 덩달아 정비시간도 증가하기 때문에 헬기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경찰청 2020년 성과계획서에서도 '노후 헬기 교체 계획과 해외 부품 조달이 늦어질 경우 가동률이 점차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비를 꼼꼼히 하고 운항시간을 늘리면 내년에 설정한 운항 목표시간을 맞출 수 있다"면서도 "정비에 따른 헬기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내년에 신규 헬기 도입 예산으로 48억원을 책정했으며, 헬기 한 대를 구입할 경우 240억원(참수리 기준)이 들어간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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