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로에 국내 첫 세종학당

2019-10-24 11:08:46 게재

용산구 3개월 시범운영

세계 60개국에 설치된 한국어·한국문화 보급기관인 세종학당이 국내에도 문을 열었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 용산꿈나무종합타운에 23일 문을 연 용산세종학당이다. 베트남 퀴논시와 오랫동안 쌓아온 도시외교 성과이기도 하다.

23일 용산세종학당 개강식에 참석한 외국인 수강생들. 사진 용산구 제공


용산세종학당은 세종학당재단과 용산구가 손잡고 운영한다. 일반 비즈니스 대사관·주재원 관계자를 위한 3개 과정을 개설, 연말까지 운영한다. 15명씩인 반별 정원은 모두 마감된 상태. 세종학당에서 파견한 전문가가 각 과정을 맡는데 용산구는 한국요리교실 등 우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과정도 편성할 방침이다. 외국인 주민 등이 보다 빨리 한국사회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용산구는 용산세종학당에 앞서 지난 2016년 지자체 최초로 세종학당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매결연도시인 베트남 퀴논시에 세종학당을 조성했다. 1997년 자매결연을 맺은 뒤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 한-베 혼혈아 가정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백내장 치료기기 지원 등에 이어 2016년부터 한글과 한국문화 교육을 시작했다. 출발은 우호교류 20주년 기념 한국어 강좌였는데 학생 40명 선발에 800명이 몰려들었다. 세종학당으로 전문화되고 난 뒤에는 10개 반 300명 규모로 커졌다.

퀴논세종학당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사례로 표창을 받을 정도였다. 용산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말 재단측에 지역 내 세종학당 개설을 요구했다. 외국인 주민이 1만6000여명에 달하고 이태원 등 세계 각국에서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 보다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용산구는 일찌감치 용산꿈나무종합타운을 국내 1호 세종학당 터로 정하고 지난 14일부터 시범 수업을 진행, 23일 정식 개강했다. 연말까지 시범운영한 뒤 내년에 정식 개강·확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퀴논세종학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기법을 잘 살려 모범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며 "용산에서 살거나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보다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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