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승 개인전 … ‘보이는 것 | 보이지 않는 것(visible | invisible)’

2019-11-14 10:11:15 게재

갤러리 도스

전시회 포스터
성희승 서양화가가 작품전을 열었다.

성 작가는 관객이 분석하고 해석해야 하는 과제를 던지지 않고 화면사이에 서서 시야를 둘러싼 색의 파장을 느끼게 해준다.

빛으로_into Light, acrylic on canvas, 130×80cm, 2019
성 작가는 별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며 만들어내는 관계의 확장을 조명했다. 붓끝에서 비롯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이어지는 인연은 화면의 차원을 넘어서서 뻗어간다. 그 만남 사이에 융합된 개인은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둥글거나 날카로운 모서리를 지니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려낸 빛의 산란으로 인해 가림 없이 품어진다.

관객 저마다 화면에서 시선을 시작하는 위치와 경로는 다를 테지만 촘촘히 이어진 획을 통해 마주치고 스치기도 하며 크고 작은 만남을 엮어낸다. 세상은 분명 회전하고 있지만 작가가 그려내는 세상은 편안한 휴식의 깊고 느린 호흡처럼 짙음과 흐려짐을 반복하며 맥동하고 있다.

이것은 어디서 왔을까?, acrylic on canvas, 131×90cm, 2019
누구나 도시가 뿜어내는 신경을 자극하는 화려한 빛 사이에서 벗어나 고요한 벌판에서 밤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차가운 공기가 목을 휘감을 만큼 고개를 들어 바라본 시야에는 중력에 관계된 지상에 속한 그 무엇도 없이 오직 별의 바다뿐이다. 흔히 별빛이 내린다고 하지만 도리어 자신이 저 하늘로 추락하는 듯 아찔함까지 느껴진다.

성 작가의 작품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바다를 치열하게 거니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잔잔하지만 압도적인 화면으로 우주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우리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꿈을 새기던 존재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나지막이 되새겨준다.

성희승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에서 공부했다. 2003년부터 개인전과 그룹전을 꾸준히 열고 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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