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으로 희망을 품다│③ 토종마을

사업위기를 업종전환으로 극복

2019-11-18 11:11:20 게재

약초유통업 경쟁 치열해 수익성 악화

정책자금 지원받아 기능식품제조 진출

사업전환 3년만에 매출 2배 올라

지난 9월, 178년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 '토마스 쿡'이 파산했다. 여행업 시초로 불린 토마스 쿡의 파산은 경제계에 충격을 줬다.

약초유통업을 하던 김영훈(앞줄 오른쪽 세번째) 토종마을 대표는 기능성 건강식품 제조업 진출을 결정하고 2016년 10월 21일 식품공장을 준공했다. 사진 토종마을 제공


영국 가디언지는 파산 이유로 온라인여행사와의 경쟁심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결국 소비자의 변화에 대비하지 못해 문을 닫은 셈이다.

기업들은 항상 위기에 노출돼 있다. 기술과 소비자, 제도 등 다양한 환경변화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해야 장수할 수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소재한 토종마을(대표 김영훈)도 유통업을 출발했다가 경쟁이 격화되자 사업전환을 통해 자리잡은 중소기업이다.

토종마을은 기능성 건강식품 전문기업으로 토종 생약초와 농산물 약 500종, 슈퍼푸트 30여종, 건강환 85종, 유기농 건강가루 120종, 삼각티백차 16종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9가지 다양한 맛의 곤약쌀. 노니환, 노니유산균, 허니부쉬콜라겐, 프리바이오틱스, 보리새싹과 풋사과 환·가루 등이 있다.

곤약쌀은 쌀모양으로 만든 식품으로 구약나물 식물에서 추출한 탄수화물 수분 97%와 3%의 글루코만난 식이섬유로 구성됐다. 다양한 식품을 첨가하면 자색고구마곤약쌀, 울금곤약쌀, 연잎곤약쌀, 귀리곤약쌀, 히비스커스곤약쌀, 풋사과곤약쌀, 단호박곤약쌀 등이 탄생한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 다이어트 식사대용으로 인기다.

새싹보리가루스틱은 비슷한 곡물인 밀의 새싹보다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2배 가량 많고, 식이섬유 함량은 고구마보다 20배 가량 높은 새싹보리 분말로 만들었다.

토종마을이 기능성 건강식품 전문업체로 자리잡은데는 사업전환에 성공한 덕이다. 매출 성장에서도 확인된다. 사업전환 직후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해 2016년 28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인원도 같은 기간 13명에서 33명으로 늘었다.

2011년 설립된 토종마을은 김영훈 대표의 서울 제기동 한약시장 매장에서 출발했다.

대학에서 전산과를 나온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 입사했다. 1등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싫어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섰다. 영업 등 다양한 일을 하다 1991년 약초재배와 인연을 맺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2000년 서울 제기동 한약시장에 매장을 냈다. 한방차 환과 가루 등을 유통했다. 2007년부터 인터넷 판매도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이 악화됐다. 약초의 식품논란 등으로 규제도 강화됐다. 회사운영이 어려워졌다.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이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찾았다. 전문가와 상담해 기존 유통업에서 식품제조업으로 사업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자체 제조역량을 갖추면 기존 유통업을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6년 중진공은 토종마을에 사업전환지원자금 8억7000만원을 지원했다. 회사는 이 자금으로 제품 생산을 위한 시설과 장비, 기자재를 갖췄다. 생산인력도 충원했다. 중진공은 2017년 운영자금으로 2억원을 다시 지원했다.

김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토종마을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갖춰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농업실용화재단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대학들과 연구개발로 고객요구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곤약쌀을 비롯해 항산화 또는 혈당강하활성 성분이 함량이 증가된 새싹보리 혼합차 등이 그것이다.

회사는 급성장했다. 기능성 건강식품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는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창업한 게 아니었고, 은행담보 능력도 없어 자금마련에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진공의 사업전환지원자금으로 회사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진공의 사업전환자금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경쟁력 약화 및 부실징후의 중소기업에게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자금이다. 중진공은 정책자금과 함께 사업전환 계획수립, 정보제공, 컨설팅 등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올해 지원 자금규모는 1000억원이다.

[재도약으로 희망을 품다 연재기사]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