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도 워라밸로 행복합니다"

2019-11-19 11:29:29 게재

부뜰정보시스템, 재량간주근로제도 도입

'야근없는 날' '가정의 날' 지정 운영

워라밸은 '일(Work)과 삶(Life)의 균형'이라는 의미로 'Work-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최근 워라밸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 개인의 영역과 여유로운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라밸은 당연해 보이지만 쉽게 이룰 수 없는 목표다. 많은 이들이 연봉보다 워라밸을 중시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10월 29일 부뜰정보시스템 회의실에서 회사 직원이 일·생활균형 서울지역추진단 전문가와 워라밸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 부뜰정보시스템 제공


시장조사전문기관에서 지난해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워라밸'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의 76.3%는 한국은 일과 삶의 균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워라밸이 어려운 이유로 일을 중시하는 문화와 경제적 여유 부족, 과도한 노동시간을 꼽았다. 워라밸이 연봉이 높고 복지가 좋은 대기업 향유물로 인식돼 온 이유다.

최근 대기업 못지 않은 워라밸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소재한 부뜰정보시스템(대표 신승재)도 워라밸을 실천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부뜰정보시스템은 컨택센터 시스템개발 전문기업이다. 컨택센터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메일, 화상통화, 채팅, 원격제어 등 다양한 경로로 고객과 상담업무를 진행하는 곳을 말한다.

부뜰정보시스템은 업종 특성상 개발 직원 대부분은 프로젝트 수행기간 동안 고객사에 투입돼 근무하고 있어 고객사 상황에 따라 근무환경이 달라 유연근무제 도입이 필요했다.

부뜰정보시스템은 일·생활균형 서울지역추진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추진단은 전문가를 보내 회사측과 함께 논의했다. 전문 컨설턴트는 부뜰정보시스템 경영지원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일·생활균형이 왜 중요한지와 회사에 도입할 수 있는 제도를 컨설팅했다.

부뜰정보시스템은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평소 사무실 직원들은 정시 퇴근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제도로 규정돼 있지 않아 매주 수요일을 '야근없는 날'로 지정하고 정시퇴근제를 공식화했다.

정시퇴근제 외에 재량간주근로제도(노사간에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장기적으로 시차출퇴근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1시간 가량 조기퇴근 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이 주말 휴일과 연결해 즐거운 금요일 저녁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남성육아휴직 제도도 전사적으로 공지해 앞으로 남성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 부담감이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했다.

서울지역추진단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도 워라밸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부뜰정보시스템처럼 워라밸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중소기업들을 발굴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생활균형 서울지역추진단은 2019년 한해 동안 부뜰정보시스템과 같이 워라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 10개사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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