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수렁에 빠진 트럼프 '사면초가'

2019-11-19 11:15:48 게재

뮬러특검 거짓 답변 재부상

"청문회 증언"으로 정면돌파?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미 하원의 탄핵 소용돌이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문회 증언을 강력히 고려한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의 잇따른 증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압박이 잘못'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당시 서면 자료를 통해 거짓 답변을 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고, 대외정책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 형국이다. 재선을 위해 갈 길이 바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수렁에서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위기감의 발로인 듯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하원의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것을 강력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의료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비록 내가 아무 잘못한 것이 없고, 이 적법 절차 없이 진행되는 사기극(hoax)에 신뢰성을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며, 의회가 다시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그것을 강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탄핵조사 증언을 제안한 것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는 가짜 탄핵 마녀사냥과 관련해 내가 증언할 것을 제안했다. 그녀는 또한 내가 서면으로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탄핵조사를 이끄는 하원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그를 증인으로 부르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기꺼이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는 탄핵조사에서 서면 증언을 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며 서면조사 가능성을 점쳤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는 현재까지 조사에 협조할 것을 거듭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면 또는 직접 증언을 강력히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며 "백악관은 관리들에게 조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트럼프 자신이 특히 선서 하에 증언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 하원은 지난 주 첫 공개청문회에 이어 19일부터 2주차 일정에 나선다.

19일에는 팀 모리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 NSC 유럽 담당국장으로 근무 중인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가 출석한다.

또 20일에는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 대사와 데이비드 헤일 국무부 정무차관, 로라 쿠퍼 국방부 부차관보가, 21일에는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이 증언한다.

미 하원의 탄핵 청문회와 관련된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ABC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조사해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중 70%가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잘못됐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의 51%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잘못됐고 탄핵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중 21%는 '하원에서 진행 중인 공개 청문회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응답자 19%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잘못됐지만 자리에서 물러날 정도는 아니'라고 했으며, 25%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못이 없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뿐만이 아니다. 미 하원에서는 뮬러 특검 조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서면답변이 거짓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재철 기자 · 워싱턴=한면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