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달라진 새해 총수 첫 행보

2020-01-03 10:55:42 게재

이재용, 반도체 개발현장 찾아

최태원, 임직원 의견 경청

주요 그룹 '고객' '성장' 강조

2020년 새해 주요그룹 총수들의 행보는 '현장'과 '소통'을 강조했다.

발표된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객'이었다.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기업 대표들이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이호승 경제수석,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사진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일 새해 첫 발걸음은 반도체 개발현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 받고 DS부문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다시 한번 임직원과 공유하며 목표달성 의지를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과거 실적이 미래와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이 둘러본 3나노 반도체 공정은 반도체 미세화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5나노 제품에 비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50% 줄이면서 성능은 30% 향상시킬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별도 신년사 없이 일반시민과 고객 임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신년회를 열었다.

2020년 신년회가 열린 곳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이다. SK 주요 임직원 600명과 함께 참석한 최 회장은 참석자들의 대담을 들었다.

현장 발언에는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하는 '루트 임팩트' 허재형 대표,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조권능 전북 군산 지역공동체 활동가 등이 나섰다.

특히 SK 서린빌딩 인근 식당 종사자와 기관 투자자, 청년 구직자, SK 임직원 자녀와 워킹맘 어머니 등이 SK에 대한 바람을 영상으로 소개했다.

최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이들 의견과 제언을 주의깊게 경청했다.

올해는 대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입사원이 최 회장을 대신해 토론을 정리하고 각오를 밝히며 신년회를 마무리했다. 지난해는 '행복'을 주제로 토론한 뒤 최 회장이 토론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이었다.

한편 국내 10대 그룹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고객' '성장' '미래'로 나타났다. '혁신'과 '역량' 도 많이 거론됐다. 반면 '글로벌'과 '시장' '경쟁' '새로움' 등은 뒤로 밀렸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10대 그룹 2020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이 56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어 성장(42회) 미래(28회) 역량ㆍ가치ㆍ지속(각 21회) 순이었다. '고객'과 '성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빈도수 1, 2위를 차지했다.

그룹별로 삼성은 '미래', 현대차는 '혁신', 롯데는 '변화'를 각각 내세웠다.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고객'을 20차례 이상 언급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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