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에 토픽(한국어능력시험)도 '상종가'

2020-01-20 12:09:02 게재

지난해 37만5871명 응시 … 관리시스템 확충위한 예산·인력 필요

BTS(방탄소년단)와 기생충(영화)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 덕분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 토픽)도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토픽 응시 지원자 수가 전년보다 14% 이상 늘어났다. 한국 취업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한국어로 한류를 느끼고 싶어하는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토픽의 위상이 커진 만큼 안정적·체계적 운영을 위한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 해외 시험장 관리시스템 등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국제교육원 등에 따르면 2019년 6차례 시행한 토픽 지원자는 총 37만5871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32만9224명)보다 14.2% 늘어났다. 2019년까지 누적 응시자수는 254만1413명이다. 토픽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치러지는 시험이다.


토픽은 국내 대학·대학원 입시, 취업 비자 발급, 입사 요건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1997년부터 시행 첫해 토픽 응시자는 2692명에 불과했지만 매년 응시자가 늘어 2014년에는 한 해 응시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토픽은 1년에 6차례 치러진다. 올해는 지난 12일(68회)을 시작으로 △4월 11~12일(69회) △5월 23~24일(70회) △7월 12일(71회) △10월 17일~18일(72회) △11월 14~15일(73회) 시행된다. 올해 토픽 시행 국가는 83개국이며 전년(76개국)보다 7개국 늘었다.

계속되는 토픽 응시자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 한류가 지목되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BTS(방탄소년단)와 영화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일자리나 학업을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을 보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9 지구촌 한류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112개국 조사 결과 98개 나라에 1799개의 한류 동호회가 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호회에 가입한 회원만 9932만명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예산과 인력을 늘려 관리시스템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구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어 능력시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총 401건으로 2017년(177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조직적 부정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7년 제51회 베트남 시험장에서 현지인 18명이 무선수신장비를 착용하고 응시했다 적발됐다.

중국의 한 시험장에서 한국 유학 준비생들이 조직적으로 대리시험을 치렀다며 의심자명단을 포함한 사후 제보가 당국에 접수됐다.

박 의원은 또 해외 시험장 관리시스템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80개국에서 치러지는 토픽시험은 한국교육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현지 위탁으로 진행한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중국교육부 고시중심이, 베트남은 한국교육원과 국제학교가, 일본은 재일교육재단이, 네팔은 한국교육원과 교수 2명이 운영하고 있다.

교육당국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편하고 있다. 다만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국제교육원은 지원자가 급증하는 지역에 부정행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 현지 시험 운영기관과 협력해 집중단속에 나서고 있다. 또 토픽의 안정적·체계적 운영을 위해 시행 근거와 관리 규정 등의 정비에도 나섰다.

국제교육원은 지난해 설명자료를 내고 "토픽을 내실 있게 운영해 교육한류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보다 엄격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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